쿠알라룸푸르 바투 동굴(Batu Caves) — 272계단은 생각보다 좁고, 동굴은 생각보다 거대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쪽 곰박(Gombak) 쪽으로 올라가면 석회암 덩어리 하나가 통째로 서 있고, 그 배를 파고 들어간 자리에 힌두 사원이 있다. 바투 동굴이다. 이날 아침에도 한 차례 비가 지나간 뒤라 광장 타일이 번들거렸고, 도착하자마자 발밑에서 물기가 밟혔다. 오후 늦게 숙소로 돌아와 젖은 신발을 말리면서, 오…

쿠알라룸푸르 · 바투 동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쪽 곰박(Gombak) 쪽으로 올라가면 석회암 덩어리 하나가 통째로 서 있고, 그 배를 파고 들어간 자리에 힌두 사원이 있다. 바투 동굴이다. 이날 아침에도 한 차례 비가 지나간 뒤라 광장 타일이 번들거렸고, 도착하자마자 발밑에서 물기가 밟혔다. 오후 늦게 숙소로 돌아와 젖은 신발을 말리면서, 오늘 본 것들을 잊기 전에 적어둔다.

'BATU CAVES' 컬러 조형물 앞 광장에 비둘기 수십 마리가 앉아 있고 하늘에도 비둘기 떼가 날고 있으며 오른쪽 아래에 새끼를 안은 원숭이가 앉아 있다
공작 벽화가 그려진 상가 건물 앞 광장. 비둘기와 원숭이가 사람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입구 광장에 서면 첫인상이 '사원'이 아니라 '새떼'다. 누가 모이를 뿌렸는지 비둘기가 바닥을 덮고, 사람이 지나가면 한꺼번에 솟구쳐 머리 위를 돈다. 날갯소리가 생각보다 크고, 깃털 냄새 비슷한 것이 섞인 눅눅한 공기가 있다.

흐린 하늘 아래 광장을 걷는 관광객들 위로 비둘기 떼가 무리지어 날고 있고 왼쪽에는 석회암 절벽과 사원 탑이 보인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한 무리씩 떠오른다. 우산 든 사람이 많은 건 이유가 있다.
알록달록한 고푸람 사원 건물과 그 뒤로 솟은 석회암 절벽, 오른쪽에 'BAT' 글자 조형물, 앞 광장에는 비둘기와 관광객이 가득하다
사원 전면부. 뒤로 보이는 회백색 절벽이 이 장소의 진짜 주인공이다.

절벽이 먼저, 사원은 그다음

여기 처음 오는 사람은 대개 황금색 무루간 상과 무지개 계단만 찍고 내려간다. 그런데 고개를 들면 그 뒤에 400미터급 석회암 카르스트가 통째로 서 있다. 사원 지붕 위로 절벽이 겹겹이 물러나는 구도가 이 장소에서 제일 좋은 장면 중 하나인데, 정작 사람들은 계단만 보고 지나간다.

회백색 석회암 절벽이 하늘을 배경으로 솟아 있고 아래쪽에 황금색 고푸람 첨탑과 파스텔톤 사원 지붕이 보인다
사원 처마 위로 바로 절벽이 붙어 있다. 광각으로 잡아야 겨우 담긴다.
절벽 아래 파스텔색 사원 회랑과 황금 무루간 상이 나란히 선 넓은 전경, 앞쪽에 'YOU ARE ENTERING NO SMOKING AREA' 표지판이 있다
경내는 금연 구역. 표지판이 말레이어·타밀어·중국어·영어로 붙어 있다.
담쟁이가 흘러내리는 석회암 절벽 중턱에 어두운 동굴 입구가 보이고 아래쪽에는 흰 지붕 정자와 작은 인공 폭포, 야자수가 있다
절벽 중턱 곳곳이 뻥 뚫려 있다. 이 산 전체가 구멍투성이다.
가까이서 올려다본 석회암 절벽면, 물이 흘러내려 생긴 세로 줄무늬와 늘어진 종유석 형태, 사이사이 자란 초록 나무
가까이서 본 암벽. 빗물이 수만 년 훑고 지나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황금 무루간 상 앞 광장

계단 오른쪽에 서 있는 황금색 무루간(Murugan) 상은 42.7m로 알려져 있다. 숫자만 들으면 감이 안 오는데, 실물 앞에 서면 목이 아플 정도로 젖혀야 얼굴이 보인다. 표면이 매끈한 도금이 아니라 잘게 돌기가 잡힌 질감이라, 흐린 날에도 은근히 빛을 문다.

절벽 앞에 우뚝 선 황금 무루간 상과 파스텔색 사원 회랑, 앞 광장을 걸어가는 관광객들과 초록색 쓰레기통
광장에서 본 무루간 상. 사람 크기와 비교하면 규모가 실감난다.
창을 쥔 황금 무루간 상을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 받침대에 검은 명판 여러 개가 붙어 있고 왼쪽에 무지개 계단 일부가 보인다
받침대 아래 명판들. 사진 찍는 사람이 늘 몰려 있어 빈 컷 잡기가 어렵다.
무루간 상과 그 왼쪽으로 이어진 무지개색 272계단 전체, 아래 광장에는 관광객 수백 명이 모여 있다
계단 전체가 한 프레임에 들어오는 자리. 사람이 이렇게 많다.

위치·접근성 — KTM 종점이라 편하다

쿠알라룸푸르 시내(KL 센트럴)에서 KTM 코뮤터 바투 케이브스(Batu Caves) 노선을 타면 종점에서 내린다. 종점이라 지나칠 걱정이 없고, 역에서 광장까지는 도보 몇 분 거리다. 요금과 배차는 시기별로 바뀌므로 현장 또는 KTM 앱에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Grab을 쓴다면 광장 오른편에 'PICK-UP & DROP-OFF AREA / Grab' 표지가 따로 서 있으니 그쪽에서 잡으면 된다. 대형 버스와 밴이 줄지어 서는 주차장도 광장 바로 옆이라, 단체 관광객이 쏟아지는 시간대와 겹치면 계단이 정체된다.

원숭이와 비둘기, 그리고 바닥 상태 — 슬리퍼는 신지 마라

이 글에서 제일 하고 싶은 말이 이 부분이다. 광장부터 계단 꼭대기까지 원숭이가 곳곳에 돌아다닌다. 주차장 타일 위에서 누가 버린 망고를 뜯어먹고 있고, 그 옆에 비둘기가 붙어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다.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비닐봉지를 들고 있으면 먹을 것으로 인식하니, 손에 든 물건은 가방 안에 넣는 게 낫다.

주차장 옆 주황·회색 타일 바닥에서 원숭이 두 마리가 노란 망고 조각을 먹고 있고 비둘기가 옆에 붙어 있으며 뒤로 'TANDAS TOILET' 표지판과 관광버스가 보인다
누가 흘린 망고를 두고 원숭이와 비둘기가 나눠 먹는 중. 화장실 표지판 방향 참고.
젖은 타일 광장 한가운데 원숭이 한 마리가 서 있고 그 뒤로 분홍 상의를 입은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사람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가로지른다. 바닥의 검은 얼룩은 비와 배설물이 섞인 것.
계단 난간 기둥의 노란 호리병 장식 위에 원숭이가 쪼그려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고 뒤로는 담쟁이가 덮인 절벽이 있다
난간 장식 위는 원숭이 지정석이다. 손 짚기 전에 위를 한 번 보자.
계단 중간 평평한 참에서 원숭이가 걸어가고 있고 바닥에는 구겨진 파란 비닐봉지와 붉은 꽃잎, 음식 부스러기가 흩어져 있다
계단참 실제 바닥. 비닐봉지, 꽃잎, 부스러기가 젖은 채 뒹군다.

이 사진들이 과장이 아니다. 비가 잦은 지역이라 계단과 광장이 늘 젖어 있고, 여기에 원숭이·비둘기 오물이 섞여 바닥이 생각보다 지저분하다. 물기 위에 그 오물이 얇게 퍼지면 미끄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슬리퍼·샌들은 정말 비추천이다. 발등이 훤히 열린 신발로 272계단을 오르내리면, 밟는 것도 튀는 것도 다 몸으로 받는다. 밑창이 잡히는 운동화가 답이다. 참고로 계단 입구 쪽에는 'NO SHOES' 표시가 있는 구역이 따로 있으니, 신발을 벗어야 하는 성소 구역인지 아닌지는 표지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디지털 입국카드 (MDAC) 신청하기

파스텔색과 황금색으로 장식된 사원 지붕을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 뒤로 나무가 우거진 석회암 절벽이 있고 아래쪽 붉은 계단에 'NO SHOES' 표지판이 붙어 있다
붉은 계단 아래 'NO SHOES' 표지. 이 안쪽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역이다.

272계단 — 좁고, 가파르고, 마주 오는 사람이 많다

계단이 엄청 많고 좁다. 무지개색으로 칠해놔서 사진으로는 예쁘지만, 실제로 밟아보면 폭이 좁은 편이고 단이 높다. 위로 갈수록 경사가 더 서고, 중앙 통로는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이 뒤엉킨다. 나는 중간쯤에서 내려오던 단체와 겹쳐 한동안 멈춰 서 있었다. 난간은 양쪽에 스테인리스 봉으로 잡을 데가 있으니 특히 내려올 때는 반드시 난간을 잡는 게 좋다. 젖은 계단에서 발이 한 번 밀리면 붙잡을 게 없다.

아래 광장에서 올려다본 무지개색 272계단 전경, 계단 위로 사람들이 줄지어 오르고 오른쪽에는 황금 무루간 상의 다리가 보인다
출발점에서. 여기서 보면 만만해 보이는 게 함정이다.
계단 중턱에서 위를 향해 찍은 무지개색 계단, 보라·분홍·초록 계단 위로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양옆에 은색 난간이 이어진다
중턱. 오르는 줄과 내려오는 줄이 이 폭에서 교차한다.
계단 위쪽에서 올려다본 거대한 석회암 동굴 입구, 천장에서 종유석이 늘어져 있고 앞쪽 계단을 소년이 오르고 있다
거의 다 왔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장면. 이때부터 동굴 크기가 실감난다.
계단 꼭대기에서 본 동굴 입구의 거대한 종유석 천장과 그 아래 파스텔색 사원 정면, 오른쪽 난간 위에 원숭이가 앉아 있다
천장 종유석이 그대로 머리 위에 걸려 있다. 오른쪽 난간에도 원숭이.
계단 끝 금색 난간 장식 위에 원숭이가 앉아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뒤로 동굴 입구와 컬러 사원 지붕이 보인다
이 녀석은 30초쯤 이 자세로 앉아 있었다. 먹을 걸 꺼내지만 않으면 덤비지 않는다.

올라가면 경치가 볼 만하다

숨이 차서 후회할 때쯤 뒤를 돌아보면, 그게 보상이다. 계단 위에서 남쪽을 보면 쿠알라룸푸르 시가지가 흐릿하게 펼쳐지고, 바로 아래로는 광장과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주차장에 세워둔 관광버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무루간 상의 뒷모습과 시내가 겹치는 구도는 아래에서는 절대 못 찍는 그림이다.

계단 위에서 내려다본 광장과 도로, 멀리 흐린 하늘 아래 쿠알라룸푸르 고층 빌딩들이 늘어서 있다
계단 위에서 본 시가지. 흐린 날이라 스카이라인이 뿌옇다.
무지개색 난간이 층층이 꺾여 내려가는 계단과 그 너머로 보이는 광장, 주차장, 멀리 도시 전경
난간이 층층이 꺾이는 구조. 이 각도에서 보면 경사가 얼마나 센지 보인다.
계단 위에서 본 황금 무루간 상의 뒷모습과 그 너머 광장, 관광버스 주차장, 흐린 하늘 아래 도시 전경
무루간 상 뒷모습. 아래에서는 볼 수 없는 각도라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든 컷.

동굴이 엄청 거대하다 — 이게 진짜 본편

계단을 다 올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소리가 바뀐다. 밖의 새소리와 차 소리가 끊기고 발소리와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울린다. 동굴이 정말 거대하다. 천장까지 수십 미터는 되고, 종유석이 커튼처럼 늘어져 있으며, 그 아래 사원과 매점, 사람들이 장난감처럼 작아 보인다. 사진으로는 이 규모가 잘 안 담긴다 — 이건 직접 목을 젖혀봐야 안다.

거대한 동굴 아치 내부, 천장과 벽에서 종유석이 늘어져 있고 아래쪽에 회색 지붕의 시설물과 매점,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작게 보인다
아래 사람들과 비교하면 아치 높이가 가늠된다.
동굴 안 바위 위에 세워진 무루간 신상과 공작 조각, 우산 모양 차양, 오른쪽에 금속 기부함과 젖어서 반들거리는 동굴 바닥
동굴 안 신상. 바닥이 이렇게 젖어 있다. 반사되는 게 다 물이다.
동굴 내부를 광각으로 담은 모습, 회녹색 종유벽이 천장까지 이어지고 안쪽 끝에 조명이 켜진 사원과 계단, 사람들이 보인다
동굴 안쪽 홀. 조명탑을 세워야 할 만큼 공간이 크다.
동굴 안 철제 비계에 설치된 네온 장식과 높은 조명탑, 벽면에 'Batu Caves' 현수막과 힌두 신상 조각이 있고 배낭 멘 사람이 올려다보고 있다
네온 장식이 걸린 비계. 축제 준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동굴 벽 아래 금색 기둥과 지붕을 얹은 사당, 불꽃 원륜 안에서 춤추는 나타라자 상과 파란 옷을 입은 여신상이 모셔져 있다
불꽃 원륜 안의 춤추는 시바(나타라자) 사당. 관광객 동선에서 살짝 비켜 있다.
동굴 벽면 높은 곳 파란 감실에 붉은 신상이 모셔져 있고 아래로 붉고 흰 줄무늬 계단이 이어지며 앞쪽에 'CERTIFICATE OF COMPLETION' 안내 입간판이 서 있다
벽면 감실 사당. 앞쪽 입간판은 '완주 증서' 안내인데, 발급 조건·가격은 현장 확인 권장.
동굴 천장에서 늘어진 갈색 종유석 무리와 그 아래 초록·보라 기둥에 형광등이 달린 사원 지붕, 작은 고푸람 조각이 얹혀 있다
사원 지붕 바로 위가 종유석 천장. 이 조합이 여기서만 보는 풍경이다.
동굴 천장이 뻥 뚫린 스카이라이트로 초록 나무와 흰 하늘이 보이고 암벽에 가로등 하나가 켜져 있다
천장이 뚫린 구멍. 여기로 빛이 떨어지고, 비 오면 물도 그대로 떨어진다.

동굴 안에 또 계단이 있고, 곳곳에 앉을 자리가 있다

많은 사람이 여기서 착각한다. 272계단이 끝인 줄 알고 사진만 찍고 돌아서는데, 동굴 안쪽에 또 계단이 있고 거기서 한 번 더 올라가는 길이 있다. 그 계단 역시 무지개색으로 칠해져 있고, 끝까지 오르면 천장이 열린 안쪽 공간과 또 다른 사당이 나온다. 다행히 중간중간 벤치와 앉을 만한 단이 있어 쉬어갈 수 있다. 나도 두 번 앉았다. 습도가 높아 땀이 안 마르는 곳이라, 무리해서 한 번에 올라가는 것보다 앉아서 숨을 고르고 가는 편이 훨씬 낫다.

동굴 안쪽의 또 다른 무지개색 계단과 그 위 아치형 타밀어 장식문, 천장이 뚫려 초록 식물과 빛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동굴 안 두 번째 계단. 위쪽 천장이 열려 있어 자연광이 쏟아진다.
동굴 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넓은 바닥과 알록달록한 고푸람 탑, 파란 지붕의 사원 회랑, 젖은 바닥을 걷는 사람들
올라가서 내려다본 안쪽 공간. 고푸람 탑이 통째로 동굴 안에 들어와 있다.
사원 지붕 위에 늘어선 다채로운 힌두 신상 조각들을 가까이서 찍은 모습, 오른쪽에 황금 무루간 상의 다리 일부와 뒤로 절벽이 보인다
고푸람 조각은 가까이서 봐야 재밌다. 표정과 손 모양이 전부 다르다.

내려와서 — 청록색 하누만도 놓치지 말 것

계단을 다 내려오면 대부분 그대로 역으로 향하는데, 광장 남쪽 끝에 청록색 하누만 상이 따로 서 있다. 그 뒤가 라마야나 동굴(Ramayana Cave) 쪽이다. 메인 동굴과 달리 이쪽은 별도 입장료를 받는 구간이 있으니, 시간과 다리 상태를 보고 결정하면 된다. 요금은 시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매표소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광장 한쪽에 서 있는 거대한 청록색 하누만 상, 가슴 앞에 손을 모으고 있으며 앞쪽에 관광객들과 파란 아이스크림 파라솔, Grab 픽업 안내 표지가 있다
청록색 하누만 상. 오른쪽 기둥에 Grab 픽업·드롭오프 안내가 붙어 있다.

정리해두는 실전 메모

솔직한 아쉬움도 적어둔다. 젖은 바닥과 배설물,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쓰레기 때문에 '성스러운 공간'을 기대하고 오면 첫인상이 깨질 수 있다. 사람도 많아서 조용히 둘러보긴 어렵다. 그래도 계단 끝에서 동굴 천장을 올려다본 몇 초는, 그 모든 걸 감수할 만했다. 다음에 온다면 비 그친 직후 말고 아침 일찍, 운동화 신고 다시 오겠다.

이어서 볼 글

  • 조호르 KIP몰 옆 재래시장, 망고 2kg에 RM10 하는 아침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외곽, 쿠라이(Kulai) 쪽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KIPMall이 있다. 몰이라고 해서 에어컨 빵빵한 쇼핑센터를 생각하고 갔다가, 정작 반나절을 보낸 곳은 몰 건물에 붙은 지붕 씌운 재래시장 구역이었다. 천장은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형광등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에어컨은 없다. 대신 오전 아홉…

    조호르 · KIPMall
  • 쿠알라룸푸르 몬키아라 Seng Kee Chicken Rice(成記雞飯) — 기름밥까지 시켜야 완성되는 주말 점심

    몬키아라 솔라리스 쪽에 볼일이 있는 주말이면 거의 자동으로 발길이 향하는 집이 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치킨라이스 간판이야 골목마다 걸려 있지만, 나는 이 집 成記(성기, Seng Kee)를 몇 년째 반복해서 간다. 건물 외벽에 붙은 커다란 간판에 'SINCE 1991', 그 아래 '新山老字号'라고 적혀 있다. 신산(新山)…

    쿠알라룸푸르 · Seng Kee Chicken Rice
  • 코타팅기 재래시장에서 보낸 오전 — 초록 망고 산더미와 RM3.50짜리 와플

    말레이시아 조호르주 코타팅기(Kota Tinggi). 조호바루에서 동쪽으로 차를 몰아 들어오면 나오는, 관광 안내서에는 폭포 얘기만 나오는 동네다. 나는 이번엔 폭포 대신 시내 시장(파사르)에 붙어 있었다. 아침 아홉 시가 조금 넘은 시각, 지붕만 얹은 철골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훅 끼치는 건 열대 과일 특유의 시큼달…

    코타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