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안 Pho Zap 본점, 마당 테이블에서 땀 흘리며 먹은 소고기 쌀국수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쌀국수 이야기가 나오면 결국 한 번은 Pho Zap 이름이 나온다. 10년 넘게 자리를 지킨 본점이고, 나도 이번이 세 번째다. 점심 무렵에 갔더니 이미 앞쪽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웨이팅은 기본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안쪽으로 들어가 앉는 식당형 구조가 아니라 마당에 테이블을 깔아둔 형태라…

비엔티안 · Pho Zap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쌀국수 이야기가 나오면 결국 한 번은 Pho Zap 이름이 나온다. 10년 넘게 자리를 지킨 본점이고, 나도 이번이 세 번째다. 점심 무렵에 갔더니 이미 앞쪽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웨이팅은 기본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안쪽으로 들어가 앉는 식당형 구조가 아니라 마당에 테이블을 깔아둔 형태라서, 대기 줄이 길어 보여도 회전은 생각보다 빠르다.

기다리는 동안 본 마당 — 인테리어에 꽤 공을 들였다

줄 서 있는 동안 눈이 가는 건 마당 장식이다. 위로는 초록색 차광막을 쳐놓고, 그 아래로 조화 벚꽃 트리를 크게 세워뒀다. 진짜 꽃은 아니지만 색이 촘촘해서 사진이 잘 나온다. 발밑은 붉은 타일이고, 옆쪽으로는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고 직원이 붉은 메뉴판을 들고 지나다닌다. 벚꽃 밑동에는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가 하나 서 있는데, 이런 식으로 잡동사니 소품이 섞여 있는 게 오히려 이 집 분위기다. 노천 국수집인데 꾸미는 데 신경을 안 쓴 집은 아니라는 게 첫인상이었다.

초록색 차광막 아래 세워진 분홍색 조화 벚꽃 트리와 붉은 타일 마당, 뒤편으로 오토바이와 메뉴판을 든 직원이 보이는 Pho Zap 마당 전경
차광막 아래 조화 벚꽃 트리. 밑동에 캡틴 아메리카 피규어가 서 있다.

문제는 이 구조가 곧 야외라는 뜻이라는 것. 차광막이 햇빛은 걸러주지만 열기는 못 막는다. 나는 앉은 지 5분 만에 등이 젖었다. 선풍기 방향이 오는 자리를 잡는 게 이 집에서 제일 중요한 선택이고, 물은 무조건 찬 걸로 시켜야 한다. 사진에도 테이블마다 생수병이 하나씩 놓여 있는데 다들 같은 이유일 거다. 오전 이른 시간이나 해가 넘어간 뒤가 훨씬 편하다.

국물이 본론이다 — 소고기 쌀국수

나온 그릇을 보면 왜 10년을 버텼는지 알 수 있다. 국물은 탁하지 않고 맑은 갈색인데, 한 숟갈 떠보면 묽지 않다. 뼈를 오래 고아낸 쪽의 단맛이 뒤에 남는다. 위에는 아직 붉은 기가 남은 생소고기 슬라이스가 얹혀 나와서, 젓가락으로 국물에 담가가며 익히는 재미가 있다. 힘줄이 붙은 부위, 결이 살아 있는 조각, 완자까지 같이 들어 있어서 씹는 식감이 계속 바뀐다. 더운 데서 뜨거운 국물을 먹는 게 이상하게 시원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여기 국물이 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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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갈색 국물에 붉은 기 남은 생소고기 슬라이스와 힘줄 부위, 완자, 쌀국수가 담긴 큰 그릇과 옆에 놓인 콩나물 접시
소고기 쌀국수. 생고기를 국물에 담가 익혀 먹는다. 뒤쪽 노란 접시가 콩나물.

콩나물은 따로 노란 접시에 한가득 나온다. 아까워하지 말고 한 번에 다 넣지도 말라고 하고 싶다. 절반쯤 넣어 아삭한 상태로 먹고, 나머지는 국물이 식기 전에 추가하면 끝까지 식감이 남는다. 이 집 국물 자체가 간이 센 편이 아니라서, 라오스식으로 테이블 소스를 섞어 자기 취향을 맞추는 구조다.

야채 접시와 튀김 만두 — 곁들이가 절반

빨간 플라스틱 접시에 채소가 산처럼 올라온다. 바질 계열 잎, 고수, 채 썬 양배추, 그리고 통으로 놓인 공심채 줄기, 라임 한 조각. 공심채 줄기는 그냥 손으로 꺾어 국물에 담가 먹으면 풋내가 사라지고 단맛이 올라온다. 처음 온 사람들이 이 접시를 장식으로 오해하고 그대로 남기는 걸 여러 번 봤는데, 여기서는 이 야채 접시가 국수의 절반이다.

젓가락으로 집어 든 바삭한 튀김 만두와 빨간 접시에 담긴 바질 고수 공심채 라임, 테이블 위 망고주스와 생수병 소스 종지들
튀김 만두 단면. 옆의 노란 음료는 망고 스무디, 종지 두 개는 각각 다른 소스다.

같이 시킨 튀김 만두는 국수 기다리는 동안 손이 계속 가는 쪽이다. 갈라보면 안에 당근과 잘게 썬 채소, 고기가 섞여 있고 껍질은 얇게 바삭하다. 종지에 담긴 소스가 두 종류 나오는데, 맑고 붉은 쪽은 새콤달콤한 칠리소스, 갈색 되직한 쪽은 훨씬 짜고 진하다. 갈색 소스를 만두에 듬뿍 찍었다가 짜서 물을 벌컥 들이켰다. 국물에 몇 방울 떨어뜨려 간을 맞추는 용도로 쓰는 게 낫다.

더위 대책으로는 노란 망고 스무디가 확실하다. 얼음이 갈려 들어가 있어서 반쯤 마시면 몸의 열이 내려간다. 국물 요리에 스무디 조합이 어색해 보이지만, 마당 테이블에 앉아보면 왜 옆 테이블마다 노란 컵이 놓여 있는지 바로 이해된다.

찾아가는 법과 실전 팁

위치는 비엔티안 시내 중심에서 서쪽 방향이다. 툭툭이나 앱 호출 차량 기사에게 "Pho Zap"이라고 말하면 대개 알아듣지만, 지점이 여러 곳 생겼으니 아래 좌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빠르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는 형태라 큰길에서 내리면 간판을 놓칠 수 있다.

땀 흘리며 먹은 국수인데도 그릇을 비우고 나니 몸이 가벼웠다. 다음에 오면 해가 기운 뒤에, 벚꽃 트리 아래 자리를 잡고 앉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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