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안 콕콕 메가몰(Kokkok Mega Mall)에서 반나절 — 라오스에서 이런 규모의 몰을 볼 줄이야
비엔티안에 올 때마다 저녁이면 갈 데가 없다는 게 늘 불만이었다. 탓루앙 근처를 돌거나 메콩강변 야시장에서 맥주 한 병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게 루틴이었는데, 이번엔 현지 지인이 "요즘 사람들 다 여기 간다"며 데려간 곳이 콕콕 메가몰(Kokkok Mega Mall)이었다. 라오스에 이 정도 규모의 신축 종합몰이 생겼다는…
비엔티안 · Kokkok Mega Mall
비엔티안에 올 때마다 저녁이면 갈 데가 없다는 게 늘 불만이었다. 탓루앙 근처를 돌거나 메콩강변 야시장에서 맥주 한 병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게 루틴이었는데, 이번엔 현지 지인이 "요즘 사람들 다 여기 간다"며 데려간 곳이 콕콕 메가몰(Kokkok Mega Mall)이었다. 라오스에 이 정도 규모의 신축 종합몰이 생겼다는 걸 몰랐다. 도로 건너편에서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솔직히 "여기가 비엔티안 맞나"였다.

외벽은 흰색 삼각 패턴 알루미늄 패널로 전부 감쌌고, 모서리에 컬러 조각을 이어붙인 로고가 붙어 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판넬 이음새가 아직 때가 안 탔다. 신축이라는 게 눈으로 바로 보인다.

정문 쪽으로 돌아가면 'kōkkok MEGA' 사인이 걸려 있다. 유리문에 붙은 안내에는 MON–SUN 09:30 ~ 22:00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오픈 초기라 변동 가능성이 있으니 늦은 시간 방문이면 현장 확인을 권한다. 들어가기 전부터 문 앞에 사람이 뭉쳐 있었다. 오른쪽 유리 너머로 파리바게뜨 간판이 비친다.

위치와 가는 법 — 시내에서 택시로 붙어야 편하다
위치는 비엔티안 시내 중심(남푸 분수·메콩 강변 쪽)에서 떨어져 있다. 걸어서 갈 거리는 아니고, 나는 록시(LOCA) 같은 호출 앱이나 툭툭으로 움직였다. 라오스는 툭툭 요금이 흥정제라 미리 금액을 말로 확정하고 타는 게 낫다 — 몰 앞에서 돌아올 때가 특히 그렇다. 문 앞에 대기하는 기사들은 시내 요금보다 세게 부른다. 주차장은 넓고, 자가 오토바이로 온 현지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참고로 이 몰을 만든 곳은 LVMC 홀딩스(옛 코라오그룹)다. 라오스에서 차·오토바이 팔아 성장한, 흔히 "라오스의 삼성"이라 불리는 그 회사다. 안에 들어가 보면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그리고 왜 몰 한복판에 자동차가 서 있는지 금방 이해가 된다.
1층 중앙홀 — 사람 밀도가 방콕급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뻥 뚫린 중앙홀이다. 천장은 노출 콘크리트에 사각 라인 조명을 불규칙하게 박아 놨고, 2층 난간은 무지개색 필름을 입힌 유리다. 평일 저녁인데 걸어 다니기 불편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인포메이션 데스크 앞, 파리바게뜨 앞, 포테이토코너 앞 전부 줄이었다. 흰 대형견 인형 탈이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있었고, 그 주변이 제일 막혔다.

2층에서 내려다보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운데를 비우고 양쪽으로 매장을 돌린 전형적인 배치인데, 층고가 높아서 답답하지 않다. S&P, 포테이토코너, GAGA, GOOD DAY 같은 간판이 한 프레임에 다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든 건 계단식 우드 스탠드였다. 층과 층 사이를 계단 겸 벤치로 만들어 뒀는데, 여기 앉아서 쉬는 사람이 정말 많다. 천장은 거울 마감이라 앉은 사람들이 그대로 비친다. 라오스 몰에서 "돈 안 쓰고 앉아 있을 자리"가 이렇게 넉넉한 건 흔치 않다. 다만 인기가 많아 저녁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은 먹거리다 — 한국 브랜드가 절반
돌아다니며 느낀 건, 이 몰의 무게중심이 옷이 아니라 먹는 것에 있다는 점이다. 1층 다이닝 구역 사인(1F DINING)을 따라가면 바로 맘스터치가 큼지막하게 나온다. 좌석이 통로까지 나와 있는데 저녁 시간에 거의 다 찼다. 바로 옆이 일본계 테라오카 교자(TERAOKA GYOZA)인데, 간판에 "7-Time Gyoza Champion From Gyoza Stadium, Tokyo"라고 붙여 놨다. 한국 브랜드가 주력이지만 일본 브랜드도 섞여 있다는 게 이 조합에서 딱 보인다.

커피는 이디야가 'KOREAN COFFEE HOUSE'라는 문구를 대문짝만하게 달고 영업 중이었다. 메뉴 모니터에 'TASTE OF KOREA' 코너를 따로 만들어 놓은 게 재밌었다. 한국에서 이디야를 굳이 찾아가진 않는데, 비엔티안 한복판에서 보니 반갑긴 하더라. 주문 줄은 길었지만 회전은 빨랐다.

푸드코트는 규모가 상당하다. 위층에서 내려다보니 테이블이 오렌지·민트 색으로 구획돼 있고,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차 있었다. 출입구 쪽에 풍선 장식이 남아 있는 걸 보니 오픈 프로모션이 아직 돌고 있는 듯했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저녁 6~8시)을 피하면 훨씬 편하다.

조용히 앉고 싶으면 Kindle Social Cafe & Bar 쪽이 낫다. 널찍한 흰 계단 위에 얹힌 카페인데, 벽에 액자를 걸고 조명을 낮춰 놔서 몰 안의 소음이 한 겹 걸러진다. 초록 앞치마를 두른 직원이 계단 입구에서 안내를 하고 있었다. 여기 계단은 폭이 넓고 재질이 매끈해서, 슬리퍼 신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좀 위험해 보였다.

아이 데리고 온 가족이라면 Train Cafe 쪽이 정답이다. 카페 앞에 파스텔톤 키즈존을 만들어 놓고 낮은 테이블과 의자를 깔아 뒀다. 부모들은 테이블에 앉고 아이들은 매트 위에서 노는 구조인데, 이 근처 좌석이 제일 먼저 찬다. 시계탑처럼 생긴 기둥이 랜드마크라 일행과 만나기로 하기 좋다.

한국 메이커가 유난히 많다 — 키즈월드부터 미용실까지
먹거리 말고 매장 쪽도 한국 색이 진하다. Kids World 구역에는 TOPTEN10 KIDS OUTLET이 들어와 있고, 시즌오프 최대 70% 표시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옆에는 완구 코너 'TOY STAR'가 붙어 있어서 아이들 붙잡히면 한참 못 나온다. 공룡 피규어 매대 앞에 애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생활용품·공구·소형가전은 JOAH!가 한 층을 크게 쓰고 있다. 'Joy of a Home'이라는 슬로건을 기둥마다 도배했고, 안쪽으로 'TECHNO HUB' 사인이 이어진다. 선풍기·서큘레이터 박스가 통로에 쌓여 있는 걸 보니 회전이 꽤 빠른 모양이다. 라오스에서 자잘한 생활용품을 한 곳에서 사려면 예전엔 시장을 돌아야 했는데, 이제 여기서 끝난다.

제일 예상 못 했던 건 PARK SEUNG CHOL HAIR & SKIN STUDIO였다. 한국 이름을 그대로 영문·라오어 병기로 걸어 놓은 헤어·스킨 스튜디오다. 매장은 아치형 목재 프레임에 식물을 잔뜩 넣어 꾸며 놨고, 데스크에는 여성 스태프가 상담 중이었다. 가격표는 안에서 확인해야 하니 관심 있으면 직접 문의하는 게 정확하다.

젊은 층이 몰리는 곳은 STELLAR MEDIA ART 입구 쪽이다. 네온 터널을 지나 들어가는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인데, 옆으로 포토 스튜디오와 'POCKET IDOL'이라는 K-팝 굿즈 매장이 붙어 있다. 바닥에 구역별 안내 라인을 색으로 그려 놔서 길 찾기가 쉽다.

몰 안에 자동차 전시장이 있다 — 코라오(LVMC)다운 구성
여기가 이 몰의 진짜 특징이다. 한쪽 구역 전체가 자동차 쇼룸이다. 기아 부스에는 셀토스와 쏘렌토가 나란히 서 있고, 차 지붕에 'MEGA MALL OPENING Exclusive Discounts'라고 적힌 컬러 입간판이 얹혀 있었다.

가격표를 보고 잠깐 멈춰 섰다. 쏘렌토가 정가 $48,500에서 $45,500, 킵으로 6,634,361이라고 적혀 있었다. 달러와 킵을 같이 표기하는 게 라오스식이다. 참고로 이 숫자는 내가 방문한 날 부스에 붙어 있던 프로모션 가격이고, 조건이 붙는 행사가일 수 있으니 실제 구매는 현장 문의가 필요하다.

현대 부스에는 싼타페가 커다란 리본을 두르고 회전 무대 위에 올라 있었다. 여기도 $56,500 → $52,000 (7,582,127킵) 표기. 뒤쪽으로 노란 조화 나무와 이끼벽을 세워 배경을 만들어 놨는데, 사진 찍는 사람이 계속 들락거렸다.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로웠던 건 DAEHAN SWEETY라는 하늘색 경형 EV였다. $9,900에서 $8,900 (1,297,710킵). 라오스 도로 사정과 짧은 시내 이동 패턴을 생각하면 이런 소형 전기차가 현실적이겠다 싶었다. 옆에 있던 젊은 커플이 문을 열어 보며 한참 얘기하고 있었다.

한국 브랜드만 있는 건 아니다. BMW 부스는 이끼벽을 배경으로 원형 무대를 깔고 'THE 7'을 올려놨는데, 마침 행사 진행자가 마이크를 잡고 소개 중이었다. 사진 찍는 사람이 몰려 있어서 지나가기가 좀 불편했다.


조화 정원과 꼬마기차 — 여기가 실은 제일 붐빈다
차 구역을 지나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다. 천장 높은 창고형 공간에 조화로 만든 벚꽃 정원을 통째로 깔아 놨다. 분홍·흰색 벚나무 수십 그루에 튤립·라벤더 화단까지, 전부 인조다. 만져보면 바로 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줄줄이 들어와 사진을 찍는다. 라오스에는 벚꽃이 없으니 이게 곧 콘텐츠인 셈이다.


웃겼던 건 정원 한가운데 서 있는 기둥이다. 스탠드형 LG 에어컨을 거울 패널과 조명 프레임, 은색 볼로 감싸서 아예 오브제로 만들어 놨다. 실내가 이만한 규모라 냉방기를 숨길 수가 없으니 차라리 장식으로 바꾼 것 같은데, 발상이 재밌었다. 참고로 이 구역은 유리 지붕 아래라 낮에는 다른 층보다 덥다. 오후 늦게나 저녁에 가는 걸 추천한다.

같은 구역을 LED로 번쩍이는 꼬마기차가 천천히 돌아다닌다. 기사 아저씨가 핸들을 잡고 아이들을 태우는데, 지나갈 때마다 어른들도 다 휴대폰을 든다. 뒤로 BMW 사인이 보이는 이 조합이 이 몰을 한 장으로 요약한다 — 자동차 쇼룸과 조화 벚꽃과 꼬마기차가 한 공간에 있다.

가보고 정리한 것들
- 시간대: 저녁 6~8시는 푸드코트도 카페도 자리가 없다. 여유롭게 보려면 늦은 오후에 들어가 해질 무렵 밥을 먹는 흐름이 낫다.
- 결제: 인포메이션에 현금 관련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라오스는 매장마다 QR결제·카드 정책이 달라서, 킵 현금을 조금은 들고 가는 편이 마음 편하다.
- 가격 표기: 자동차든 뭐든 달러와 킵을 같이 붙여 놓는다. 킵 환산 숫자가 커서 처음엔 헷갈리는데, 달러 쪽을 먼저 보면 감이 잡힌다.
- 돌아가는 길: 문 앞 툭툭은 시내 요금보다 비싸다. 앱 호출이 가능하면 그쪽이 정확하다.
- 아쉬웠던 점: 층별 안내가 라오어·영어 위주라 한국어는 없다. 매장이 워낙 많아서 목적 없이 들어가면 같은 층을 두 번 돌게 된다. 들어가자마자 인포메이션 옆 층별 안내 스크린을 한 번 보고 움직이길 권한다.
비엔티안이 이 정도 소비 공간을 감당할 만큼 커졌다는 게 실감이 났다. 몇 년 전만 해도 "비엔티안에서 뭐 하지"가 여행자들 공통 질문이었는데, 적어도 더운 오후를 때울 곳 하나는 확실히 생겼다. 다만 여기서 하루를 다 쓰면 라오스에 온 이유가 없어지니, 반나절이면 충분하다는 게 내 결론이다. 나머지 반나절은 여전히 메콩강 쪽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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