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네리마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투어 - 메이킹 오브 해리포터, 아침 9시부터 6시간 걸어본 기록

도시마엔 유원지가 있던 자리에 세트장이 통째로 들어섰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케부쿠로에서 세이부선을 타고 도착한 순간부터 이미 시작이라는 건 몰랐다. 승강장에 들어온 열차 옆면에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이 실물 크기로 붙어 있었다.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이건 정규 편성 중 일부에만 랩핑이 돼 있어서, 오는 열차마다 걸리…

도쿄 ·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투어 도쿄 - 메이킹 오브 해리포터

도시마엔 유원지가 있던 자리에 세트장이 통째로 들어섰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케부쿠로에서 세이부선을 타고 도착한 순간부터 이미 시작이라는 건 몰랐다. 승강장에 들어온 열차 옆면에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이 실물 크기로 붙어 있었다.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이건 정규 편성 중 일부에만 랩핑이 돼 있어서, 오는 열차마다 걸리는 게 아니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

해리 포터 캐릭터가 랩핑된 파란 열차 앞 승강장에서 아이 둘이 브이 포즈를 취한 모습
세이부선 랩핑 열차. 문 옆으로 론, 창 사이에 헤르미온느, 오른쪽에 해리가 붙어 있다.
같은 랩핑 열차 앞에서 흰 니트를 입은 사람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며 서 있는 모습
승강장 바닥의 '4ドア車 乗車位置 2' 표시. 열차가 서면 랩핑 위치가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역에서 나오면 바로 유리 건물이 보인다

도시마엔역에서 내려 개찰구를 나오면 걸어서 2분도 안 걸린다. 유리 커튼월 위에 금색 'Harry Potter' 로고와 워너 브라더스 방패 마크가 붙어 있다. 로고 밑 유리에는 "The stories we love best do live in us forever"라는 문장이 작게 새겨져 있는데, 지나가면서 놓치기 쉽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아침이었고, 하늘이 유리에 그대로 반사돼서 사진이 잘 나왔다.

파란 하늘 아래 유리 외벽에 금색 Harry Potter 로고와 WARNER BROS. STUDIO TOUR TOKYO 사인이 붙은 건물 외관
정문 외관. 유리에 나무와 구름이 통째로 비친다.

티켓은 날짜·시간 지정 예약제라 현장 구매를 기대하고 가면 낭패를 본다. 우리는 오전 시간대로 잡았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오후에 들어온 팀들이 대연회장에서 사진 찍으려고 줄을 길게 서 있는 걸 나올 때 봤다. 요금과 운영 시간은 시즌마다 바뀌니 예매 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입장하자마자 머리 위에 용이 있다

티켓을 찍고 안으로 들어서면 로비 천장에 청동빛 용이 매달려 있다. 그린고츠 지하에서 탈출할 때 나오는 그 용이다. 철골 트러스가 그대로 노출된 천장에 와이어로 걸려 있어서, 세트장이 아니라 '촬영소'에 왔다는 감각을 처음부터 준다. 날개막에 뚫린 구멍과 늘어진 가죽 질감까지 만들어져 있고, 뒤쪽 벽에는 스코틀랜드 호수 풍경이 대형 프린트로 붙어 있다.

철골 천장에 와이어로 매달린 갈색 용 조형물, 뒤로 호수와 산이 그려진 대형 벽화
로비 천장의 용. 아래에서 올려다봐야 발톱까지 보인다.

대연회장과 움직이는 계단

투어의 시작은 대연회장이다. 문이 열리는 순간 온도가 달라진다. 바닥이 요크스톤 계열 석재라 발소리가 둔탁하게 울리고, 벽면 횃불에서 나오는 오렌지빛 때문에 실내인데도 눈이 잠깐 적응을 해야 한다. 양옆 긴 테이블 위에는 백랍 컵과 접시가 실제로 놓여 있고, 벽에는 각 기숙사 로브가 마네킹에 입혀져 있다. 가운데를 걸어 들어가면 정면에 교직원 테이블과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나온다. 여기는 인원이 한 번에 들어갔다가 다 같이 나오는 구조라 사진 찍을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아이 사진을 찍겠다고 서성이다가 뒷팀에 밀려나기 쉬우니, 들어가자마자 정면 앵글부터 잡는 게 낫다.

호그와트 대연회장 세트 내부에서 관람객들이 걸어다니고, 벽에 독수리 조형물과 횃불, 긴 테이블 위에 식기가 놓인 모습
대연회장. 벽 위쪽 독수리 조각이 횃불 받침을 물고 있다.

대연회장을 나오면 초상화 벽과 움직이는 계단 구역이 이어진다. 액자 하나하나가 다른 그림이고, 액자 틀도 전부 다르다. 뾰족 모자를 쓴 마법사, 튜더 시대 복장의 여인, 지팡이를 든 백발 노인까지 층층이 걸려 있는데 위로 갈수록 어두워서 목이 아플 만큼 올려다보게 된다. 계단 난간의 석재 질감이 진짜 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벼운 조형물이라고 안내판에 적혀 있었다.

돌 계단이 대각선으로 지나가는 벽면에 크고 작은 금색 액자 초상화 수십 점이 빼곡히 걸린 모습
움직이는 계단 구역. 액자 개수를 세다가 포기했다.

덤블도어 집무실 — 이 코너에서 가장 오래 서 있었다

원형 집무실은 조명이 어둡고 파란 톤이라 사진이 쉽지 않다. 왼쪽에 은회색 로브를 입은 덤블도어 피규어가 책상에 손을 얹고 서 있고, 오른쪽 스탠드에는 불사조 폭스가 앉아 있다. 벽 전체가 낡은 가죽 장정 책으로 채워져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책등에 실제로 글자가 인쇄돼 있다. 2층 발코니에는 파란 조명을 받은 천구의가 돌아간다. 사람이 몰리면 난간 앞이 꽉 차니, 앞 팀이 빠질 때까지 한 번 기다렸다가 정면에서 찍는 편이 낫다.

덤블도어 집무실 세트. 왼쪽에 은색 로브를 입은 덤블도어 피규어, 오른쪽 스탠드에 붉은 불사조, 뒤로 책이 가득한 원형 서가와 파란 조명의 천구의
집무실 정면. 책상 위 작은 램프 불빛까지 켜져 있다.

호크룩스 진열장 — 소품 하나하나가 따로 조명을 받는다

어두운 복도에 유리 케이스가 이어지는데, 여기가 개인적으로 가장 밀도가 높았던 구역이다. 회색 벨벳 위에 소품이 하나씩 놓이고, 옆에 영어와 일본어가 병기된 명패가 붙는다. 어느 편에서 쓰인 물건인지까지 적혀 있어서, 영화 순서를 되짚으며 걷게 된다.

먼저 톰 리들의 일기장. 표지 한가운데가 뚫려 있고 그 주변이 검게 타 있다. 바로 옆에 바실리스크 송곳니가 놓여 있어서, 무엇으로 이렇게 됐는지 설명이 필요 없다.

회색 벨벳 위에 가운데가 뚫려 타버린 검은 일기장과 흰 바실리스크 송곳니가 놓이고 TOM RIDDLE'S DIARY 명패가 있는 진열
톰 리들의 일기장과 송곳니. 『비밀의 방』 소품.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로켓은 생각보다 작다. 팔각형 금색 펜던트에 은색 체인이 길게 늘어져 있는데, 영화에서 목에 걸고 다니던 장면을 기억하면 크기가 조금 의외로 느껴진다.

회색 벨벳 위에 놓인 팔각형 금색 로켓과 긴 은색 체인, 옆에 SALAZAR SLYTHERIN'S LOCKET 명패
슬리데린의 로켓. 『죽음의 성물 PART 1』 소품.

마볼로 곤트의 반지는 명패가 없으면 그냥 지나칠 만큼 작다. 금테 위에 검은 돌이 박혀 있고, 그 돌 표면에 죽음의 성물 문양이 새겨져 있다. 뒤쪽 벨벳 언덕 위에는 같은 문양이 새겨진 큼직한 크리스털 조형물이 놓여 대비를 준다.

회색 벨벳 위 금색 반지와 뒤편의 죽음의 성물 문양이 새겨진 투명 크리스털, MARVOLO GAUNT'S RING 명패
곤트의 반지. 『혼혈 왕자』 소품.

같은 케이스를 반대편에서 보면 반지가 두 개 놓여 있는 게 보인다. 왼쪽 것은 돌이 박힌 상태, 오른쪽 것은 알이 빠진 상태다. 유리 반사가 심해서 몸을 옆으로 붙여야 겨우 찍힌다.

벨벳 위에 놓인 금색 반지 두 개와 죽음의 성물 문양이 새겨진 투명 크리스털을 비스듬히 찍은 근접 사진
같은 케이스 반대편. 반지가 두 점 놓여 있다.

로위나 래번클로의 왕관은 나무 상자 안에 담긴 채 뚜껑을 연 상태로 전시돼 있다. 은색 세공에 투명한 알이 세 개 박혀 있고, 상자 안쪽은 회색 벨벳이다. 조명이 정면에서 들어와서 반짝임이 잘 잡힌다.

뚜껑이 열린 나무 상자 안 회색 벨벳 위에 놓인 은색 왕관, 옆에 ROWENA RAVENCLAW'S DIADEM 명패
래번클로의 왕관. 『죽음의 성물 PART 2』 소품.

헬가 후플푸프의 컵은 손바닥에 올라갈 크기다. 양쪽 손잡이가 오소리 목처럼 휘어 있고 몸통에 오소리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조명 각도 때문에 뒤 벽에 컵 그림자가 크게 지는데, 그 그림자가 오히려 실물보다 인상적이었다.

회색 벨벳 위에 놓인 작은 금색 컵과 뒤 나무 벽에 크게 드리운 그림자, HELGA HUFFLEPUFF'S CUP 명패
후플푸프의 컵. 실물은 정말 작다.

소품 케이스를 지나면 볼드모트 의상이 원형 단상 위에 서 있다. 청록빛 벨벳 로브에 지팡이를 든 자세인데, 발치부터 어깨까지 노란 뱀 나기니가 감고 올라간다. 뒤 벽면에는 머글 태생 등록 위원회 시절의 액자형 게시물이 격자로 붙어 있어서, 구역 전체가 확실히 어두운 톤으로 설계됐다.

원형 단상 위 청록색 벨벳 로브를 입은 볼드모트 마네킹과 몸을 감고 있는 커다란 노란 뱀 나기니 조형물
볼드모트 의상과 나기니. 뒤 벽 액자는 마법부 게시물이다.

퀴디치 빗자루와 트리위저드 대회 소품

빗자루 케이스에는 님부스 2000과 님부스 2001이 나란히 서 있다. 배경 천에는 호그와트 문장이 크게 그려져 있고, 아래 설명판에 재미있는 사실이 적혀 있었다. 촬영용 빗자루 대부분은 항공기용 티타늄 봉으로 만들어 비행 장면의 하중을 견디게 했고, 반대로 파이어볼트는 나무처럼 보이게 하려고 진짜 나무를 깎아 뜬 껍질을 덧입혔다는 내용이다. 소품 하나에 정반대 방향의 기술이 들어간 셈이다.

호그와트 문장이 그려진 천을 배경으로 유리 케이스 안에 세워진 님부스 2000과 님부스 2001 빗자루 두 자루
님부스 2000(왼쪽)과 2001(오른쪽). 솔의 색과 결이 확연히 다르다.

불의 잔은 검은색과 베이지색 지그재그 무늬 천막 안에 있다. 나무 밑동에서 그대로 깎아낸 듯한 잔과, 그 옆에 금박과 색유리로 장식된 팔각탑 형태의 함이 함께 놓여 있다. 위쪽에는 더름스트랑 범선 모형이 매달려 있어서 천막 벽에 배 그림자가 길게 진다.

지그재그 무늬 천막 안에 놓인 나무 재질의 불의 잔과 금박 장식 팔각탑, 천장에 매달린 범선 모형
불의 잔과 팔각탑. 위쪽 범선 그림자가 벽에 그대로 진다.
유리 케이스 안 파란 받침대 위에 놓인 용 손잡이가 달린 은색 트리위저드 컵과 금색 알
트리위저드 컵과 금색 알. 컵 손잡이가 용 두 마리 형태다.

금지된 숲

실내 조명을 확 낮춘 구역이 하나 있다. 나무 기둥이 천장까지 솟아 있고, 바닥에는 이끼와 뿌리가 깔려 있다. 습기와 흙 냄새 비슷한 것이 나는데, 실제 습도인지 연출인지는 모르겠다. 안쪽에 벅빅과 해그리드가 서 있고, 파란 조명이 나무 사이로 떨어진다. 아이들이 벅빅 앞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걸 보고 따라 하는 사람이 몇 명 더 생겼다.

어두운 숲 세트 안 이끼 낀 바위 위에 선 흰 히포그리프 벅빅과 그 옆에 서 있는 해그리드 피규어
금지된 숲의 벅빅과 해그리드. 나무 뿌리 조형까지 만들어져 있다.

9와 4분의 3 승강장, 그리고 호그와트 특급

킹스크로스역 세트에 들어서면 천장 유리를 통해 빛이 쏟아진다. 벽돌 벽에 '9¾ HOGWARTS EXPRESS' 붉은 표지판이 붙어 있고, 그 아래에 트렁크와 부엉이 새장을 실은 카트가 벽에 반쯤 박힌 채 놓여 있다. 여기서 카트를 미는 사진은 거의 모두가 찍는다. 아이가 온 힘을 다해 미는 자세를 잡길래 그대로 찍었는데, 이 구역은 오전에 사람이 적어서 여유가 있었다.

벽돌 벽에 붙은 9와 4분의 3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표지판 아래에서 아이가 트렁크와 새장을 실은 카트를 벽 쪽으로 밀고 있는 모습
9¾ 승강장. 왼쪽 시계는 THOMSOM & NEPHEW, LONDON 문자판이다.

같은 홀 안쪽에 5972호 기관차가 실물로 서 있다. 검은 차체에 붉은 프레임, 앞에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명판이 달려 있고 굴뚝에서 실제로 흰 수증기가 올라온다. 헤드램프도 켜져 있어서 정지된 기관차인데도 금방 출발할 것처럼 보인다. 이 앞에서 가족 사진을 찍으려면 난간 오른쪽 끝에 서는 게 기관차 전체가 들어온다.

아치형 유리 지붕 아래 검붉은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5972호 증기기관차 앞에서 세 사람이 하트 포즈를 취한 모습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5972호. 굴뚝에서 수증기가 올라온다.

마법부 아트리움

초록 타일로 뒤덮인 거대한 홀이 나온다. 벽 전체가 광택 있는 짙은 녹색 타일이고, 가운데에 붉은 기둥과 창이 층층이 박힌 구조물이 서 있다. 창 안쪽에 노란 조명이 켜져 있어서 초록과 붉은색이 정면으로 부딪친다. 오른쪽에는 'MAGIC IS MIGHT'라고 새겨진 거대한 석상이 놓여 있다. 이 구역은 공간이 넓어서 사진이 잘 나오는데, 조명이 어두워 손이 흔들리기 쉽다.

초록 타일로 덮인 마법부 아트리움 세트. 가운데 붉은 기둥과 노란 조명이 켜진 창들, 오른쪽에 MAGIC IS MIGHT가 새겨진 대형 석상
마법부 아트리움. 금색 벽난로 아치가 좌우로 늘어서 있다.

다이애건 앨리는 마지막에 나온다

돌바닥이 깔린 골목으로 들어서면 양옆에 상점이 실제 규모로 서 있다. 스크리불러스, 올리밴더, 멀페퍼스 약재상 간판이 차례로 보이고, 골목 끝에 붉은 위즐리 형제 가게가 서 있다. 바닥 돌이 울퉁불퉁해서 발바닥으로 먼저 알아챈다. 신발은 편한 걸 신는 게 맞다.

돌바닥이 깔린 다이애건 앨리 세트 골목에서 세 사람이 포즈를 취하고, 양옆으로 스크리불러스와 올리밴더 등 상점 간판이 보이는 모습
다이애건 앨리. 오른쪽 난간 아래에 솥이 잔뜩 쌓여 있다.
붉은색 위즐리 형제의 마법 장난감 가게 건물과 그 앞에 선 프레드와 조지 마네킹, 건물 위에 모자를 들어올리는 대형 인형
위즐리 형제의 가게. 옥상 인형이 모자를 들었다 놓는다.

골목 근처 벽에 블랙 가문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다. 짙은 초록 바탕에 은색 나뭇가지가 뻗고, 가지마다 인물 얼굴과 이름 리본이 달려 있다. 가문에서 제명된 인물 자리는 천이 검게 그을려 구멍이 나 있는데, 시리우스와 안드로메다 이름 옆 자리가 그렇다. 유리에 조명이 반사되니 정면보다 살짝 비켜서서 봐야 글자가 읽힌다.

초록 바탕에 은색 나뭇가지와 인물 얼굴이 수놓인 블랙 가문 가계도 태피스트리, 군데군데 검게 그을려 구멍이 난 자리
블랙 가문 태피스트리. 그을린 자리가 제명된 인물이다.

야외 세트 — 해그리드의 오두막과 프리벳가 4번지

실내 구역 중간에 야외로 나가는 구간이 있다. 여기서 한 번 숨을 돌리게 된다. 해그리드의 오두막은 돌벽에 원뿔형 지붕이 얹힌 형태고, 옆에 커다란 호박과 허수아비, 뒤집힌 화분들이 놓여 있다. 지붕 이끼까지 만들어져 있는데, 바로 뒤로 스튜디오 창고 벽이 보여서 '세트장 뒷마당'이라는 감각이 오히려 살아난다.

야외에 세워진 돌벽과 원뿔형 지붕의 해그리드 오두막, 옆에 커다란 주황색 호박들과 허수아비, 뒤집힌 화분
해그리드의 오두막. 왼쪽 호박밭과 허수아비까지 함께 있다.

조금 더 가면 프리벳가 4번지가 나온다. 노란 벽돌에 갈색 창틀, 현관 옆에 '3'이 붙어 있는 이웃집까지 나란히 서 있다. 인조 잔디와 가로등, 새 물그릇까지 놓인 이 평범한 영국 주택가가 오히려 낯설다. 앞의 마법 세트들을 두 시간쯤 보고 나온 직후라 그렇다. 현관은 개방돼 있어서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노란 벽돌로 지어진 프리벳가 주택 세트와 검은 가로등, 현관 앞에서 아이 둘이 포즈를 취한 모습
프리벳가 세트. 오른쪽 현관 옆 문패에 3이 붙어 있다.

버터비어는 한 잔이면 충분하다

야외 구역에 카페가 있다. 버터비어는 잔에 따라 주는 형태로, 위에 두꺼운 거품층이 얹혀 나온다. 거품은 유리컵 테두리 위로 1cm쯤 솟아오를 만큼 단단하고, 마셔보면 캐러멜과 버터스카치 계열의 단맛이 강하다. 무알코올이라 아이들도 마신다. 다만 정말 달다. 우리 넷이 한 잔씩 시켰다가 절반쯤 남겼고, 다음에 오면 두 잔 시켜서 나눠 마실 생각이다. 같이 시킨 팝콘은 캐러멜 코팅이 얇아서 버터비어보다 오히려 덜 달았다. 손잡이 달린 기념 머그로 받는 옵션도 있는데, 우리는 일반 잔으로 받았다. 정확한 가격은 시즌마다 바뀌니 현장 확인을 권한다.

BUTTERBEER 라벨이 붙은 손잡이 달린 유리잔에 두껍게 거품이 얹힌 음료와 옆에 놓인 팝콘 컵
버터비어와 팝콘. 거품층 두께가 이 정도다.

마지막은 호그와트 성 모형

투어 후반부에 성 모형이 놓인 방이 있다. 규모가 커서 한 바퀴 돌면서 봐야 하고, 조명이 주기적으로 바뀐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따뜻한 낮 조명이었다. 창마다 노란 불이 들어오고, 온실 유리 지붕과 다리, 바위산 표면 질감까지 전부 만들어져 있다.

어두운 전시실 안 조명을 받은 대형 호그와트 성 모형. 창마다 노란 불이 켜져 있고 오른쪽에 유리 온실이 보인다
낮 조명일 때의 성 모형. 오른쪽 아래가 온실이다.

한 바퀴 돌아 반대편에 섰을 때 조명이 밤으로 넘어갔다. 전체가 푸른빛에 잠기고 창의 노란 불만 남는다. 관람객들이 동시에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나무 다리와 시계탑이 파란 톤 안에서 실루엣으로 떠오르는데, 여기서 사진 몇 장 더 찍겠다고 뒤로 돌아가는 사람이 꽤 있었다. 나도 그랬다.

푸른 야간 조명을 받은 호그와트 성 모형. 시계탑과 원뿔 지붕 탑, 왼쪽에 나무 구조의 다리가 보인다
밤 조명으로 바뀐 같은 모형. 왼쪽이 나무 다리다.

다녀와서 정리한 실용 메모

영화 세트를 재현한 곳이 아니라, 실제 촬영에 쓰였던 물건과 그 물건을 만든 방식을 보여주는 곳이다. 티타늄 빗자루 봉 이야기 같은 설명판을 하나씩 읽고 다니면 관람 방식이 달라진다. 원작을 잘 모르는 사람과 함께 간다면 소품 구역보다 대연회장·기관차·성 모형 세 곳에 시간을 더 쓰는 편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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