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유니버설 슈튜디오 재팬, 슈퍼 닌텐도 월드 — 초록 파이프 터널을 지난 순간 게임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 안에 있는 슈퍼 닌텐도 월드는 정문에서 곧장 들어가는 구역이 아니다. 파크를 한참 가로질러 가면 커다란 초록 파이프 모양 입구가 나오고, 그 안쪽 터널을 통과해야 비로소 에어리어가 시작된다. 터널은 짧다. 그런데 그 짧은 통로를 지나 시야가 트이는 순간, 나는 진짜로 내가 게임 화면…

오사카 · 슈퍼 닌텐도 월드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 안에 있는 슈퍼 닌텐도 월드는 정문에서 곧장 들어가는 구역이 아니다. 파크를 한참 가로질러 가면 커다란 초록 파이프 모양 입구가 나오고, 그 안쪽 터널을 통과해야 비로소 에어리어가 시작된다. 터널은 짧다. 그런데 그 짧은 통로를 지나 시야가 트이는 순간, 나는 진짜로 내가 게임 화면 안으로 들어와 버린 줄 알았다. 하늘이 파랗고, 눈앞에 물음표 블록이 떠 있고, 발밑 바닥까지 초록색이었다. 오사카에 간다면 이건 무조건 가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확실하다.

초록 파이프 조형물 앞 'SUPER NINTENDO WORLD' 대형 사인 아래에서 파란 패딩을 입은 아이 둘이 점프하듯 포즈를 취하고 있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이 사인. 아이들이 먼저 뛰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계단식 언덕 위에 물음표 블록과 POW 블록, 사과나무, 돌 얼굴 캐릭터가 배치된 슈퍼 닌텐도 월드 전경과 왼쪽의 회색 쿠파성
언덕 전체가 하나의 스테이지다. 오른쪽 뒤로 공사 크레인이 보이는데, 옆 구역이 계속 확장 중이었다.

중앙 광장 — 어디를 봐도 평면이 없다

이 에어리어의 진짜 힘은 개별 어트랙션이 아니라 공간 그 자체다. 벽이 그냥 벽인 곳이 한 군데도 없다. 계단 난간에도 동전이 박혀 있고, 화단 테두리는 빨간 벽돌 블록이고, 가로등은 하늘색 별 무늬다. 사진을 아무 데나 찍어도 배경이 만들어져 있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본 슈퍼 닌텐도 월드 광장. 빨간 버섯 모양 토드 하우스와 쿠파성, 초록 바닥 위에 마스크를 쓴 관람객들이 가득하다
2층 통로에서 내려다본 광장. 오전인데도 이 정도 인파였다.

광장은 생각보다 넓지 않다. 위에서 보면 꽉 차 보이지만, 실제로 한 바퀴 도는 데는 10분도 안 걸린다. 대신 층이 여러 겹이라 같은 자리를 아래에서 보고 위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풍경이 된다. 나는 이 사실을 늦게 깨달아서, 오후에 같은 코스를 한 번 더 돌았다.

오후 햇빛을 받은 슈퍼 닌텐도 월드 언덕 전경. 요시 어드벤처 간판과 초록 파이프에서 나온 뻐끔플라워, 굼바가 올라앉은 빨간 상자가 보인다
같은 언덕, 오후 빛. 그림자가 길어지면서 입체감이 훨씬 살아난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파란색·노란색 다이아몬드 무늬 블록과 이빨을 드러낸 회색 돌 얼굴 캐릭터, 노란 물음표 블록 두 개
고개를 완전히 젖혀야 보이는 각도. 돌 얼굴 캐릭터의 이빨 하나하나까지 만들어져 있다.

광장 곳곳에 세워진 뻐끔플라워는 크기가 사람 키를 훌쩍 넘는다.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나서야 저게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 입 안쪽 혀까지 붉게 칠해져 있고, 화분 역할을 하는 초록 파이프에는 이음매 자국까지 표현돼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초록 파이프에서 솟아난 거대한 뻐끔플라워 조형물, 뒤편에 피치성 첨탑이 보인다
뒤쪽에 분홍 지붕 첨탑이 보인다. 저게 피치성이다.
회색 돌로 만든 쿠파성 외벽과 쿠파 문장이 그려진 붉은 배너, 성벽 위로 튀어나온 은색 금속 쿠파 조형물
쿠파성. 은색 메탈 쿠파가 성벽을 뚫고 나오는 형태다. 오른쪽 끝에 'MARIO MOTORS' 간판이 살짝 걸린다.

가는 법과 입장 방식 — 여기서 첫날을 망칠 수 있다

슈퍼 닌텐도 월드는 자유 입장이 아니다. 혼잡한 날에는 에어리어 입장 정리권(整理券) 또는 확약권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고, 이걸 모르고 갔다가 오후에 입장 마감을 만나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나는 파크 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앱으로 정리권부터 잡고 나서 다른 구역을 돌았다. 운영 방식은 시즌과 혼잡도에 따라 바뀌니 방문일 기준 공식 안내를 반드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교통은 단순하다. JR 오사카역에서 유메사키선(사쿠라지마선)으로 갈아타 유니버설시티역에서 내리면 파크 정문까지 도보로 몇 분이다. 다만 파크 정문에서 슈퍼 닌텐도 월드 입구까지는 파크 안을 꽤 걸어야 한다. 개장 직후 사람들이 전부 같은 방향으로 뛰다시피 걸어가는데, 그 무리를 따라가면 길을 잃을 일은 없다.

마리오카트 쿠파성의 도전장 — 줄 서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쿠파성 안으로 들어가는 대기줄은 그 자체가 볼거리다. 실내에 들어서면 조명이 확 낮아지고, 정면에 거대한 쿠파 석상이 팔을 벌리고 서 있다. 천장은 보라색 간접조명, 바닥은 붉은 카펫. 여기서 다들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쿠파성 실내의 거대한 회색 쿠파 석상 앞에서 마리오 모자와 요시 모자를 쓴 아이들과 어른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쿠파 석상 앞. 대기줄 안이라 사람이 빠지는 타이밍을 노려야 이 각도가 나온다.
마리오카트 트로피 전시대. 바나나, 나뭇잎, 버섯, 왕관, 별, 파이어플라워, 등껍질, 번개 모양 트로피가 조명을 받으며 나란히 놓여 있다
아이템별 트로피 진열대. 바나나, 나뭇잎, 버섯, 왕관, 별, 파이어플라워, 등껍질, 번개 순서다.

이 트로피 벽 앞에서 아이가 "이건 게임에서 봤던 거잖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게임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반응이 확실히 갈리는 지점이다. 나는 여기서 대기 시간이 길다고 짜증 내는 사람을 거의 못 봤다.

요시 어드벤처 — 어린 동행이 있다면 여기가 본진

요시 어드벤처는 요시 등에 올라타 에어리어 위를 천천히 도는 라이드다. 속도가 거의 없어서 무섭다는 감각이 없고, 대신 이동하면서 에어리어 구석구석을 다른 높이에서 보게 된다. 마리오카트가 이 구역의 간판이라면, 요시 어드벤처는 이 구역을 '읽게' 해주는 쪽이다.

요시 어드벤처 야외 구간. 초록 요시 탈것에 사람들이 앉아 있고 앞쪽에 커다란 뻐끔플라워와 사막풍 돌벽, 야자수 조형물이 늘어서 있다
야외 구간. 요시 색깔은 초록, 파랑, 분홍이 섞여 있다.
요시 어드벤처 실내 대기 통로. 분홍색 언덕과 흰 꽃 조형, 천장의 입체 구름 아래에서 가족 세 명이 서 있다
실내 대기 통로. 천장 구름에 조명이 들어와서 낮/밤 느낌이 계속 바뀐다.
노란 물방울무늬 요시 알과 웃는 얼굴의 흰 꽃 벽 장식, 초록 잎이 얹힌 빨간 사과가 가득 담긴 나무통 조형물
알을 밀어보려는 손이 왼쪽에 걸렸다. 사과 통은 안에서 불이 들어온다.

라이드를 타고 도는 동안 코스 옆으로 캐릭터 조형이 계속 나타난다. 가시돌이가 세 덩이로 쌓여 있고, 그 옆에 노란 등껍질 거북이 손을 흔든다. 이런 걸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로 타는 어트랙션이다.

라이드 트랙 옆에 세워진 3단으로 쌓인 주황색 가시돌이 조형물과 손을 든 노란 등껍질 거북 캐릭터, 위쪽에 물음표 블록 세 개
트랙 바로 옆이라 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다.
파란 하늘 아래 초록 가시가 돋은 주황색 가시돌이 클로즈업과 옆에 붙은 노란 물음표 블록, 아래쪽 둥지에 놓인 빨간 물방울무늬 알
가시돌이 표면에 난 구멍까지 파여 있다. 아래 둥지에는 빨간 물방울무늬 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긴 목 위에 노란 부리와 고글을 쓴 새 모양 조형물이 사막풍 건물 앞에 서 있다
고글을 쓴 긴 목 새. 이름은 모르겠는데 아이가 제일 좋아한 조형이었다.
야자수 아래 나무 그루터기 위에서 손을 든 캡틴 토드 조형물과 그 옆의 갈색 물방울무늬 알
머리에 헤드램프를 단 캡틴 토드. 배경 폭포는 천 재질로 흐르는 느낌만 냈다.
파란 요시가 빨간 사과를 물고 있고 노란 요시와 또 다른 파란 요시가 초록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조형, 앞쪽에 분홍·하늘색 가시 식물과 커다란 흰 구슬
요시들이 사과를 먹는 장면. 나무 표면 질감이 색깔마다 다르게 만들어져 있다.
분홍과 흰색으로 나뉜 거대한 알 조형물 뒤로 분홍 요시가 고개를 내밀고, 아래에는 초록 요시와 파스텔 가시 식물이 있다
사람 키보다 큰 알. 뒤에 숨은 분홍 요시가 뒤늦게 보였다.

실내 구간으로 들어가면 조명이 확 어두워지고 밤 스테이지가 된다. 여기가 이 라이드의 클라이맥스다. 요시가 아기 마리오를 등에 태우고 달리고, 위에서 마법사 카멕이 알을 들고 날아다닌다. 조형물이 실제로 미세하게 움직여서 정지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다 안 담긴다.

파란 조명이 깔린 실내 구간에서 초록 요시가 빨간 모자를 쓴 아기 마리오를 등에 태우고 달리고, 위쪽에서 안경 쓴 카멕이 파란 알 자루를 들고 있다
요시와 아기 마리오. 조명이 파란색이라 사진이 전부 푸르게 나온다.
보랏빛 실내 구간 천장에 매달린 카멕이 지팡이를 들고 알 자루를 쥐고 있고, 옆으로 빨간 옷의 헤이호 두 마리가 줄에 매달려 있다
천장에 매달린 카멕과 헤이호. 뒤쪽 구름 마을에는 창문마다 불이 들어와 있다.
분홍 요시가 분홍 우산을 들고 왕관을 쓴 아기 피치를 감싸 안은 채 구름 위를 떠 있는 실내 조형물
우산을 들고 떠 있는 분홍 요시와 아기 피치. 이 장면에서 조명이 가장 밝아진다.
어두운 실내 구간 바닥에 놓인, 흰 털 질감의 머리에 노란 입술과 커다란 붉은 혀를 늘어뜨린 캐릭터 조형물
이름을 모르는 조형. 머리는 털 질감이고 혀만 반들거리는 재질이라 손이 저절로 갔다.

캐릭터 그리팅 — 시간표를 확인하고 움직여야 한다

피치공주는 성 근처 흰색 정자에서 만났다. 정자 난간이 하트 모양으로 뚫려 있어서 어느 각도로 찍어도 배경이 예쁘게 나온다. 아이들은 루이지 모자와 마리오 모자를 각각 쓰고 올라갔는데, 스태프가 사진 각도를 잡아주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줄이 밀리지 않게 운영하는 방식이다.

하트 무늬 난간이 있는 흰색 정자 안에서 분홍 드레스를 입은 피치공주가 루이지 모자와 마리오 모자를 쓴 아이 둘과 마주 서 있다
피치공주 그리팅. 앞줄 사람들 모자만 봐도 이 구역 분위기가 나온다.

마리오와 루이지는 토드 팩토리 앞 원형 무대에서 나온다. 정해진 시간에만 나오고, 몇 분 하다가 들어간다. 나는 첫 회차를 놓치고 두 번째 회차를 기다렸다. 무대 정면은 이미 가족 단위로 앉아 있어서, 조금 옆쪽 사선 자리가 오히려 사진이 잘 나왔다.

토드 팩토리 간판 앞 원형 무대에서 마리오와 루이지가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주위를 마스크 쓴 관람객들이 둘러싸고 있다
마리오와 루이지 등장. 뒤 빨간 벽이 토드 팩토리(기념품 숍) 입구다.
원형 무대 위에서 루이지와 마리오가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고, 앞쪽 관객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같은 회차의 다른 순간. 둘이 동시에 정면을 보는 타이밍은 몇 초뿐이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피치성 외벽. 분홍 지붕 첨탑과 별 무늬 깃발, 피치공주가 그려진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보인다
피치성 스테인드글라스. 아침 햇빛이 옆에서 들어올 때 색이 제일 잘 산다.

겨울에 갔다면 알아둘 것

아쉬웠던 건 하나다. 이 구역은 한 번에 다 보고 나오기에는 밀도가 너무 높다. 나는 반나절만 잡았다가, 오후에 다른 구역을 포기하고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 두 번째로 들어올 때도 그 초록 터널을 또 지났는데, 두 번째에도 똑같이 시야가 트이는 순간이 좋았다.

요시 어드벤처 간판과 계단식 언덕을 배경으로 요시 인형 모자와 마리오 모자를 쓴 아이들, 어른이 난간에 기대 손가락 브이를 하고 있다
해 지기 전 마지막 한 장. 요시 인형 모자는 결국 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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