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노 브로드웨이 지하 '우동야 다이몬(うどんや 大門)' — 카운터 열 몇 자리 놓고 벌어지는 자리 싸움
도쿄 나카노역에서 선몰 아케이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나카노 브로드웨이가 나온다. 피규어와 중고 시계, 만화 단행본이 층층이 쌓인 그 건물 안에 사누키 우동집이 하나 박혀 있다. 상호는 우동야 다이몬. 처음 온 사람은 대개 이 가게를 지나친다. 간판이 크지 않고, 통로 안쪽으로 들어가야 흰 노렌이 보이기 때문이다.
도쿄 · Daimon
도쿄 나카노역에서 선몰 아케이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나카노 브로드웨이가 나온다. 피규어와 중고 시계, 만화 단행본이 층층이 쌓인 그 건물 안에 사누키 우동집이 하나 박혀 있다. 상호는 우동야 다이몬. 처음 온 사람은 대개 이 가게를 지나친다. 간판이 크지 않고, 통로 안쪽으로 들어가야 흰 노렌이 보이기 때문이다.

자리가 몇 석 없다 — 여기부터 각오할 것
이 집을 가려면 웨이팅과 좌석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한다. 카운터 한 줄이 전부고, 사진에 보이는 만큼이 실제 좌석의 거의 전부다. 테이블석은 없다. 그러니까 네 명이 가면 네 명이 나란히 앉기가 쉽지 않고, 일행이 흩어져 앉거나 앞사람 자리가 빌 때까지 통로에 서서 기다리게 된다.
내가 갔던 날은 평일 낮이었는데도 통로에 대여섯 명이 서 있었다. 브로드웨이 안이라 밖에서 줄을 서는 게 아니라 건물 복도에 늘어선다. 에어컨은 나오지만 앉을 데는 없다. 30분쯤 서 있었다. 회전은 빠른 편이다 — 우동 한 그릇 먹고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 없어서다. 그래도 점심 피크(정오~오후 1시)에 가면 더 걸린다고 봐야 한다.

간판 밑에 붙은 손글씨 안내문이 이 집의 성격을 보여준다. お連れの方がお揃いになりましたらお並び下さいますようお願い致します — 일행이 다 모인 다음에 줄을 서라는 뜻이다. 한 명이 먼저 와서 자리 맡아두는 걸 정중하게 막고 있다. 카운터 몇 석으로 돌리는 집이라 이런 규칙이 생겼겠구나 싶었다. 혼자 가면 오히려 유리하다. 한 자리 비면 바로 들어간다.
주문 — 벽에 붙은 종이 메뉴부터 읽어라
메뉴는 벽에 세로로 붙은 종이들과 검은 칠판에 나뉘어 있다. 붓글씨 세로쓰기에 숫자도 한자로 적혀 있어서(七〇, 四六〇 같은 식) 처음 보면 당황한다. 붓카케(ぶっかけ), 쇼유(しょうゆ), 부타붓카케(豚ぶっかけ) 같은 기본 우동이 종이 쪽에, 텐푸라 단품이 칠판 쪽에 있다.

나온 그릇을 보고 좀 놀랐다. 국물이 자작하게 깔린 붓카케 위에 온천계란이 통째로 얹혀 있고, 그 옆으로 튀김 부스러기(텐카스)와 간 생강이 수북하다. 파는 굵게 썰어서 아삭한 게 그대로 씹힌다.

면이 진짜다
면부터 말하자면, 이 집은 면 때문에 사람이 몰린다.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면 아래로 툭 떨어지지 않고 스스로 서 있으려는 힘이 있다. 표면은 매끈한데 씹으면 안쪽이 단단하게 저항한다. 사누키 우동에서 말하는 '코시'가 이런 거구나 싶었다.

먹는 순서를 좀 나눠서 하면 좋다. 처음 몇 젓가락은 노른자를 안 터뜨리고 간장 다시만 묻혀 먹는다. 밀가루 냄새가 그대로 올라온다. 그다음에 노른자를 깨서 전체를 섞으면 맛이 완전히 바뀐다. 짭짤하던 게 부드럽고 진해진다. 한 그릇으로 두 가지 맛을 보는 셈이다.

일행은 토핑을 거의 안 얹은 쪽을 시켰는데, 면만 놓고 보면 이쪽이 더 정직하다. 삶은 지 얼마 안 된 면이라 표면이 아직 투명하게 빛난다. 젓가락으로 들면 면과 면이 서로 붙지 않고 한 가닥씩 떨어져 나온다.

텐푸라는 따로 시켜야 한다
노렌에 'てんぷら あつあつ'라고 크게 써 놓은 데는 이유가 있다. 우동에 딸려 나오는 게 아니라 별도 주문이고, 주문받고 나서 튀겨서 낸다. 칠판에 치쿠와, 반숙 계란, 아게모치, 게소, 토리, 곤부, 고보, 나스, 시이타케 같은 게 적혀 있고 가격은 대체로 세 자리대다. 정확한 금액은 현장 칠판 확인을 권한다 — 손글씨라 바뀔 수 있다.

토리텐이 나왔을 때 접시에서 김이 올라왔다.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 겉은 바삭한데 씹으면 바로 고기가 나온다. 갈라 보면 속이 이렇다.

속이 하얗게 결대로 갈라지고 육즙이 남아 있다. 튀김옷이 기름을 덜 먹어서 두 조각을 다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 소금을 살짝만 찍는 게 낫다 — 우동 국물이 이미 짜기 때문이다.

추가로 시킨 아게모치가 의외의 발견이었다. 겉은 튀김옷인데 안은 떡이라 젓가락으로 가르면 길게 늘어난다. 뜨거울 때 바로 먹어야 한다. 식으면 딱딱해진다. 나는 사진 찍느라 잠깐 두었다가 두 번째 조각이 굳어버렸다. 이건 내 실수다.
카운터 너머 — 거북이 두 마리와 토토로 나무통
이 집이 재미있는 건 주방이 전부 열려 있다는 점이다. 카운터에 앉으면 면 삶는 것부터 튀기는 것까지 다 보인다. 그런데 계산대 위에 거북이 두 마리가 올라앉아 있다.

처음엔 장식품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움직였다. 그 앞으로 무즙, 생강, 튀김 부스러기가 스테인리스 통에 담겨 있다. 라벨이 손글씨로 붙어 있어서 뭐가 뭔지 알아보기 쉽다. 벽에는 색색깔 타이머가 예닐곱 개 붙어 있다. 면마다 삶는 시간을 따로 재는 모양이다.

흰 수건을 머리에 두른 요리사가 긴 젓가락으로 면을 건져낸다. 주방이라기보다 작업대에 가깝게 좁다. 이 공간에서 삶고 튀기고 담는 걸 한 사람이 거의 다 처리한다. 좌석이 왜 적은지, 왜 회전이 그렇게 빠른지 여기서 이해가 됐다.

카운터 위 나무통에는 토토로 얼굴이 새겨져 있다. 안에 깨 그라인더와 집게가 꽂혀 있는데, 깨는 직접 갈아서 뿌리면 된다. 옆에 붙은 종이에 あなたにおすすめの一杯へ導きます — 당신에게 맞는 한 그릇으로 안내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나카노 브로드웨이라는 건물 성격과 이 소품들이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위치와 가는 법
JR 나카노역 북쪽 출구로 나와서 나카노 선몰 아케이드를 따라 직진하면 끝에 나카노 브로드웨이 입구가 나온다. 도보 5분 남짓. 브로드웨이 안으로 들어가서 지하 식당가 쪽으로 내려가면 통로 옆에 흰 노렌이 보인다. 건물 자체가 미로 같아서 한 번에 못 찾는 게 정상이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으면 절반은 온 것이다.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들:
- 혼자 가면 웨이팅이 훨씬 짧다. 카운터 한 자리만 비면 되니까.
- 일행이 있으면 다 모인 뒤에 줄을 서야 한다. 가게에서 명시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 짐이 크면 곤란하다. 캐리어 끌고 브로드웨이 안 좁은 통로에서 30분 서 있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 텐푸라는 별도 주문이니 우동만 시키고 끝내지 말 것. 튀김이 이 집의 절반이다.
- 영업시간과 가격은 손글씨 게시물 기준이라 바뀔 수 있다. 현장 확인 권장.
브로드웨이에서 피규어 구경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나가서 다른 데를 찾지 말고 이 건물 안에서 해결하는 게 낫다. 30분 서 있을 각오만 하면 된다. 나는 다음에 나카노에 가면 개점 직후를 노릴 생각이다. 서서 기다린 30분보다 그 편이 확실히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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