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 히키니쿠토코메, 4주 전 예약 없이는 문 앞도 못 밟는다

도쿄 시부야, 인파가 빠지는 골목 안쪽에 히키니쿠토코메(挽肉と米) 시부야점이 있다. 이름 그대로 다진 고기와 밥, 딱 두 가지로 승부하는 집이다. 메뉴판을 펼칠 것도 없다. 자리에 앉으면 갓 구운 함바그 세 덩이가 순서대로 나오고, 밥은 원하는 만큼 다시 채워준다. 처음 온 사람이 제일 많이 하는 실수는 '유명하다니까 가…

도쿄 · 히키니쿠토코메 시부야점

도쿄 시부야, 인파가 빠지는 골목 안쪽에 히키니쿠토코메(挽肉と米) 시부야점이 있다. 이름 그대로 다진 고기와 밥, 딱 두 가지로 승부하는 집이다. 메뉴판을 펼칠 것도 없다. 자리에 앉으면 갓 구운 함바그 세 덩이가 순서대로 나오고, 밥은 원하는 만큼 다시 채워준다. 처음 온 사람이 제일 많이 하는 실수는 '유명하다니까 가보자'는 마음으로 당일에 찾아가는 것인데, 이 집은 그게 통하지 않는다.

예약이 전부다 — 4주 전에 잡아라

이 가게는 온라인 예약제로 돌아간다. 예약 없이 가면 먹을 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워크인 대기를 기대하고 갔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람을 실제로 여러 번 봤다. 예약창이 열리는 날 몇 분 만에 자리가 사라지는 구조라, 최소 4주 전에는 잡아둬야 한다. 도쿄 일정이 정해지는 순간, 항공권 다음으로 이 예약부터 눌러야 한다는 뜻이다. 저녁 시간대는 특히 빠르게 마감되고, 취소석이 간간이 풀리기는 하지만 그걸 믿고 계획을 짜면 안 된다. 정확한 예약 오픈 시각과 방식은 시기에 따라 바뀌니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걸 권한다.

예약 시간도 그냥 숫자가 아니다. 늦으면 자리가 넘어간다고 보고 10분 정도 일찍 도착해 문 앞에서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

카운터 앞에서 벌어지는 일

안으로 들어가면 왜 예약제로만 굴러가는지 바로 이해된다. 좌석은 ㄷ자 카운터, 가운데 큰 화로가 있고 그 위 원형 후드가 연기를 빨아들인다. 직원이 숯 위에 함바그를 줄지어 올려놓고 뒤집는데, 기름이 떨어질 때마다 불티가 세로로 튀어 오른다. 그 장면을 앉은 자리에서 정면으로 본다. 콘크리트 벽에 조명은 낮게 깔려 있어서 불빛과 숯불만 도드라진다.

검은 앞치마와 모자를 쓴 직원이 카운터 중앙 숯불 화로에서 함바그 여러 덩이를 굽고 불티가 튀어 오르는 매장 내부
카운터 가운데 화로. 불티가 튀는 각도까지 손님 자리에서 다 보인다.

고기 굽는 냄새가 옷에 밴다. 좋은 냄새지만 그날 저녁에 다른 약속이 있다면 감안하는 게 좋다. 나는 코트를 입고 갔다가 호텔 돌아와서 한참 털었다.

구리 그물 위, 한 덩이씩

각 자리 앞에는 작은 구리 그물 받침이 놓여 있다. 다 구워진 함바그를 직원이 여기에 하나씩 올려준다. 세 덩이를 한 번에 주지 않고 먹는 속도에 맞춰 순서대로 내주는 방식이라, 마지막 한 덩이까지 뜨겁게 먹는다. 겉면은 숯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고, 누르면 육즙이 그물 아래로 떨어진다.

구리 그물망 받침 위에 놓인 숯 자국 선명한 함바그 한 덩이 클로즈업
자리마다 놓인 구리 그물. 여기 올려주는 순간부터 시간 싸움이다.

젓가락으로 들면 무게가 느껴질 만큼 밀도가 있다. 갈아 넣은 고기 결이 살아 있어서 흔한 함바그처럼 뭉개지지 않고, 씹으면 알갱이가 각각 씹힌다.

검은 젓가락으로 집어 든 함바그와 뒤쪽 구리 그물망, 아래 노란 달걀물 그릇
젓가락으로 들어 올린 순간. 표면 기름이 조명에 번들거린다.

세 덩이를 다르게 먹는 법

세 덩이를 똑같이 먹으면 손해다. 테이블에는 날달걀 그릇과 소스류가 놓여 있는데, 나는 첫 덩이를 아무것도 안 찍고 그냥 밥이랑 먹었다. 숯 향이 제일 선명한 게 첫 입이다. 두 번째는 달걀물에 푹 담갔다. 노른자가 뜨거운 고기에 살짝 익으면서 짠맛이 눌리고 부드러워진다.

달걀물 그릇에 담그기 직전의 함바그를 젓가락으로 들고 있고, 앞접시에는 반으로 가른 함바그가 놓인 식탁
달걀물 그릇에 담그기 직전. 앞접시에 갈라둔 단면이 분홍빛으로 남아 있다.

사진에서 보이듯 반으로 가른 단면 안쪽은 아직 붉다. 겉만 강하게 지지고 속은 덜 익힌 상태로 내주기 때문인데, 이 상태가 싫으면 좀 더 익혀달라고 그물 위에 올려두고 기다리면 된다. 그물이 각자 앞에 있는 이유가 이거다. 나는 세 번째 덩이를 그물에 30초쯤 더 올려뒀는데, 육즙이 빠지면서 첫 덩이보다 퍽퍽해졌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밥은 무료로 다시 채워준다. 다만 첫 공기부터 배를 채우면 세 번째 함바그가 부담스러워진다. 처음에는 적게 달라고 하고 나중에 늘리는 편이 낫다.

위치와 현장 팁

시부야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한 거리에 있다. 큰길이 아니라 골목 안이라 구글 지도를 켜고 가는 게 확실하다. 간판이 요란하지 않아서 앞을 지나치기 쉽다.

도쿄에 다시 가면 또 예약을 잡을 것 같다. 화려한 코스도 아니고 재료를 늘어놓지도 않는데, 다진 고기 한 덩이와 갓 지은 밥만으로 이만큼 붙잡아두는 집은 흔치 않다. 다만 그 자리에 앉으려면 한 달 전의 내가 예약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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