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우메다 헵파이브 관람차 106m, 붉은 캡슐 안에서 15분
우메다 한복판에 빨간 바퀴가 건물을 뚫고 박혀 있다. 오사카에 올 때마다 한신 백화점 쪽에서 고개를 들면 보이던 그 관람차를, 이번엔 아이 둘을 데리고 직접 탔다. 헵파이브(HEP FIVE)는 쇼핑몰이고 관람차는 그 건물 옥상에 얹혀 있어서, 놀이공원 가듯 따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쇼핑하다가 그냥 위로 올라가면 된다.
오사카 · 헵파이브 관람차
우메다 한복판에 빨간 바퀴가 건물을 뚫고 박혀 있다. 오사카에 올 때마다 한신 백화점 쪽에서 고개를 들면 보이던 그 관람차를, 이번엔 아이 둘을 데리고 직접 탔다. 헵파이브(HEP FIVE)는 쇼핑몰이고 관람차는 그 건물 옥상에 얹혀 있어서, 놀이공원 가듯 따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쇼핑하다가 그냥 위로 올라가면 된다.
티켓은 7층, 줄은 생각보다 짧았다
승차권 판매기는 7층에 있다. 표에 106m HIGH라고 큼직하게 박혀 있는데, 이게 지상에서 관람차 꼭대기까지의 높이다. 뒷면 날짜 각인과 일련번호까지 찍혀 나오는 종이 티켓이라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지갑에 넣어뒀다. 요금은 시기에 따라 바뀌니 현장 확인을 권한다. 평일 오후 4시쯤 갔더니 앞에 대여섯 팀 정도, 10분도 안 기다리고 탔다.

승강장은 확 트인 야외라 겨울엔 바람이 그대로 들어온다. 2월에 갔는데 아이들 패딩 지퍼를 목까지 올려야 했다. 캡슐은 멈추지 않고 아주 느리게 계속 돌기 때문에, 직원 신호에 맞춰 움직이는 문으로 걸어 들어간다. 유아차나 다리가 불편한 분이 있으면 미리 직원에게 말하면 속도를 늦춰준다.

바닥이 유리다 — 이건 미리 알고 타는 게 낫다
캡슐에 발을 딛는 순간 아이가 "어어" 하며 멈칫했다. 바닥 일부가 투명 유리라 발밑으로 우메다 거리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사진으로만 보던 것과 실제로 발바닥 아래 20층, 30층짜리 빌딩 옥상이 지나가는 건 완전히 다른 감각이다. 처음엔 발끝에 힘이 들어가고, 유리 가장자리 금속 테두리만 밟게 된다. 나도 첫 3분은 좌석에 붙어 앉아 있었다.
고소공포가 있는 사람이라면 각오하고 타는 게 좋다. 반대로 아이들은 금세 적응해서 유리 위에 대자로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봤다. 딱 하나 조언하자면, 치마는 피하는 게 좋다. 유리 아래로 뭐가 보이는 건 아니지만 바닥에 앉거나 엎드려서 사진을 찍게 되는 구조라서다.

한 바퀴 15분, 창밖에 뭐가 보이나
한 바퀴 도는 데 약 15분. 올라가는 쪽에서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다이킨 옥상 간판과 그 위에 얹힌 파란 물방울 캐릭터 '피치군'이었다. 그 옆으로 EST 오사카우메다 간판, 그리고 관람차 레일이 사선으로 화면을 가르며 지나간다. 이 구간은 아직 낮게 도는 지점이라 건물 디테일이 제일 잘 보인다.

더 올라가면 시야가 확 열린다. 앞 캡슐이 시야에 걸리는 구간이 있는데, 오히려 그 빨간 실루엣이 사진에서 깊이감을 만들어준다. 좌석 앞 선반에는 블루투스 조작 안내판이 놓여 있다. 캡슐마다 스피커가 있어서 자기 휴대폰 음악을 틀 수 있는데, 기기 목록에서 'A00-SP0**' 같은 이름을 골라 연결하는 방식이다. 저녁 시간대에 노을 보면서 음악 틀면 꽤 좋았을 텐데, 우리는 아이들이 창에 붙어 소리 지르느라 그럴 틈이 없었다.

정점 근처에서 방향을 바꾸면 오사카역 방면이 통째로 들어온다. 아래로 길게 뻗은 붉은 지붕은 한큐 오사카우메다역 승강장이다. 열차가 부챗살처럼 갈라져 들어오는 모양이 꼭 장난감 같다. 오른쪽으로는 JR 선로가 겹겹이 지나가고, 멀리 롯코산 능선까지 이어진다. 이날은 구름이 적당히 깔려서 하늘 반, 도시 반으로 잘렸다.

반대편으로 돌면 나카자키초·덴마 방향의 낮은 건물들이 끝없이 깔린다. TKP, PROMISE, IWAMOTO, STAGE GROUP 같은 옥상 간판이 층층이 겹쳐 보이고, 그 사이를 한신고속도로가 가로지른다. 우메다의 초고층 빌딩만 보다가 이쪽을 보면 오사카가 얼마나 납작하고 빽빽한 도시인지 실감난다. 창에 반사가 심해서 사진을 찍으려면 렌즈를 유리에 최대한 붙이는 게 낫다.

위치와 가는 법
한큐 오사카우메다역에서 걸어서 3~4분. JR 오사카역이나 지하철 미도스지선 우메다역에서도 도보 5분 안쪽이다. 지하상가로 연결돼 있어서 비 오는 날에도 거의 젖지 않고 갈 수 있는데, 우메다 지하는 악명 높게 복잡하니 처음이라면 지상으로 나와서 빨간 바퀴를 보고 걷는 편이 빠르다. 눈에 보이는 랜드마크를 두고 지하에서 헤맬 이유가 없다.
타보고 남은 메모
- 탑승 시간대: 해 질 무렵이 제일 좋다. 낮 풍경과 야경이 한 바퀴 안에 다 들어온다. 대신 그 시간이 가장 붐빈다.
- 앉는 자리: 진행 방향을 등지고 앉으면 올라가는 동안 시야가 계속 넓어져서 덜 답답하다.
- 겨울: 승강장이 야외라 대기 중에 춥다. 캡슐 안은 바람이 없어서 견딜 만하다.
- 바닥 유리: 고소공포 있으면 좌석 안쪽에 붙어 앉으면 시야에서 거의 벗어난다.
- 운행 시간과 요금은 변동이 있으니 방문 전 현장 또는 공식 안내 확인을 권한다.
15분이 짧게 느껴지진 않았다. 도쿄나 요코하마의 대형 관람차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도심 한복판 건물 위에서 도는 관람차라 아래로 사람과 차가 움직이는 게 다 보인다. 자연 풍경이 아니라 도시를 구경하는 놀이기구다. 내려와서 아이가 제일 먼저 한 말은 "발밑이 진짜 무서웠어"였는데, 표정은 또 타고 싶다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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