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공항 도착 직후 30분, 로손에서 배부터 채우고 시작한 오키나와

일본 오키나와 나하공항은 여행지라기보다 통과 지점에 가깝다. 국제선 게이트를 빠져나와 국내선 터미널 쪽으로 걸어가면서 든 생각도 그거였다. 여기서 사진 찍겠다고 시간 뺄 이유는 딱히 없다. 그런데도 도착하자마자 무조건 들르는 곳이 하나 있다. 국내선 터미널 1층 로손이다.

오키나와 · 나하 공항

일본 오키나와 나하공항은 여행지라기보다 통과 지점에 가깝다. 국제선 게이트를 빠져나와 국내선 터미널 쪽으로 걸어가면서 든 생각도 그거였다. 여기서 사진 찍겠다고 시간 뺄 이유는 딱히 없다. 그런데도 도착하자마자 무조건 들르는 곳이 하나 있다. 국내선 터미널 1층 로손이다.

먼저 로손. 비행 후 출출함은 여기서 끊는다

기내식이 애매했든, LCC라 아예 안 나왔든, 착륙하고 짐 찾고 나면 몸이 딱 어중간하게 배고픈 상태가 된다. 이때 시내 나가서 식당 찾겠다고 버티면 모노레일 안에서 제일 힘들다. 나하공항 국내선 터미널 1층,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로손이 있다. 내가 갔던 날 시계는 13시 38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로비는 한산했다.

나하공항 국내선 터미널 1층 로손 편의점 입구. 나루토 콜라보 간판과 등신대 패널이 세워져 있고 오른쪽에 2층 출발로비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와 안내판이 보인다
간판이 파란 로손. 이날은 나루토 콜라보 중이라 등신대가 입구를 막고 서 있었다. 오른쪽 에스컬레이터가 2층 출발로비행.

이 로손이 재밌는 게, 그냥 편의점이 아니라 오키나와 물건을 꽤 깔아둔다. 창가 쪽 매대에 코퍼톤 선크림이 잔뜩 쌓여 있는 걸 보고 웃었다. 여기 오는 사람 열에 아홉이 바다 갈 거라는 걸 편의점이 먼저 알고 있는 셈이다. 선크림 안 챙겨왔으면 시내 드럭스토어까지 안 가고 여기서 사도 된다. 물론 시내가 좀 더 싸다.

내가 집어든 건 오니기리 두 개와 산핀차 페트병. 오키나와에서 파는 오니기리 중에 스팸과 계란을 김으로 감싼 포크타마고 주먹밥이 있는데, 본토 편의점엔 잘 없는 물건이다. 밥이 눌리지 않게 두툼하고, 스팸 짠맛이 계란 단맛에 눌려서 생각보다 안 느끼하다. 벤치에 앉아 두 개를 5분 만에 해치웠다. 산핀차는 자스민차인데 오키나와에선 이게 기본값이라 어디서든 나온다. 처음 마시면 향이 세다고 느낄 수 있다.

도착 직후 여기서 간단히 배를 채워두면, 시내 들어가서 첫 끼를 제대로 된 곳에서 여유 있게 먹을 수 있다. 배고픈 상태로 국제거리에 떨어지면 눈앞에 보이는 아무 집에나 들어가게 된다. 그게 제일 아쉽다.

가격은 갈 때마다 조금씩 달라서 정확히 적진 않겠다. 다만 공항이라고 비싸게 받는 곳은 아니고 일반 로손과 같은 가격표를 붙여둔다. 현금 없어도 카드로 대부분 결제된다.

터미널 안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들

먹고 나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천장에 걸린 대형 배너를 봤다. 'Be. Okinawa'라고 적힌, 에메랄드빛 바다와 백사장 사진에 큼직하게 Welcome이 붙은 그거다. 오키나와 관광 캠페인 슬로건인데, 섬 곳곳에서 이 로고를 다시 보게 된다. 배너 아래 노란 의자에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나하공항 터미널 내부 천장에 걸린 'Be. Okinawa Welcome' 대형 배너. 아래층에는 노란 좌석에 앉아 대기 중인 승객들이 보이고 통유리창으로 햇빛이 들어온다
위층 통로에서 내려다본 대합실. 'Be. Okinawa' 배너가 도착 인사를 대신한다.

사진 왼쪽 격자무늬는 유리 난간에 붙은 무늬다. 위층 통로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찍으면 저렇게 격자가 겹쳐 나온다. 깔끔하게 찍고 싶으면 난간 틈에 렌즈를 붙이면 된다. 나는 그냥 지나가면서 찍어서 격자가 그대로 남았다.

통유리로 들어오는 빛이 상당히 세다. 여름에 오면 실내인데도 창가 자리는 덥다. 대합실 온도는 시원한 편인데 유리 근처만 예외다.

밖으로 나오면 여기서부터 오키나와다

출구 자동문을 지나는 순간이 진짜 도착이다. 에어컨 바람에서 습한 공기로 한 번에 바뀐다. 여름이라면 안경 쓴 사람은 각오해야 한다. 캐노피 아래 그늘로 나서면 하늘이 무섭게 파랗고, 길 건너 주차장 건물 앞으로 야자수가 줄 서 있다. 빨간색과 흰색으로 칠한 철탑도 눈에 들어온다.

나하공항 터미널 밖 버스 승강장. 캐노피 아래 사람들이 짐을 들고 서 있고 파란 하늘 아래 야자수와 다층 주차장 건물, 빨강흰색 철탑이 보인다
2번 버스 승강장. 안내판에 국내선 터미널행 무료 셔틀 운행 시간이 8:00~20:00으로 적혀 있었다.

사진 가운데 파란 기둥이 2번 버스 승강장이다. 여기 서면 리무진 버스와 관광 노선 버스가 들어온다. 안내판에는 국내선 터미널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8:00~20:00으로 표기돼 있었다. 렌터카 회사 셔틀은 조금 더 앞쪽, 1번 승강장 근처에서 잡는다. 사진 왼편으로 카트를 밀고 가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지점이 그쪽이다.

렌터카를 예약했다면 여기서 회사 이름이 적힌 미니밴을 기다리면 되는데, 성수기엔 한 대 놓치면 15분씩 밀린다. 그늘 밖에서 기다리지 마라. 캐노피 끝나는 선 바로 바깥은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

공항에서 시내로

모노레일(유이레일) 나하공항역은 국내선 터미널 2층에서 연결통로로 이어진다. 국제선에 내렸다면 위 사진의 승강장에서 무료 셔틀을 타고 국내선으로 넘어가거나, 연결통로로 걸어가면 된다. 캐리어 끌고 걸어도 갈 만한 거리지만 짐이 많으면 셔틀이 편하다. 국제거리에 묵는다면 켄초마에역이나 마키시역에서 내린다.

도착 후 동선을 정리하면 이렇다.

공항 자체를 구경하러 시간을 빼둘 필요는 없다. 볼 게 많은 곳이 아니다. 다만 배가 빈 채로 밖에 나서면 첫 반나절이 흐려진다. 주먹밥 하나 값과 5분이면 막을 수 있는 일이다.

※ 매장 구성과 셔틀 운행 시간은 바뀔 수 있으니 현장 안내판 확인을 권한다. 위 시간은 방문 당시 승강장 안내판에 적혀 있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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