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오타키바시도리 타츠노야(龍の家), 도쿄 지점에서만 파는 츠케멘 모츠를 먹고 왔다

도쿄 신주쿠역 서쪽, 오타키바시도리(小滝橋通り)를 따라 걷다 보면 라멘집이 줄줄이 나온다. 그 줄 어딘가에 후쿠오카 구루메가 본가인 타츠노야(龍の家) 신주쿠점이 있다. 나무를 통째로 깎아 만든 간판에 龍の家 세 글자가 검게 박혀 있고, 그 아래 주황빛 노렌이 걸려 있다. 가게는 도로에서 계단을 네 칸 정도 올라가야 하는…

도쿄 · 타츠노야(龍の家) 신주쿠점

도쿄 신주쿠역 서쪽, 오타키바시도리(小滝橋通り)를 따라 걷다 보면 라멘집이 줄줄이 나온다. 그 줄 어딘가에 후쿠오카 구루메가 본가인 타츠노야(龍の家) 신주쿠점이 있다. 나무를 통째로 깎아 만든 간판에 龍の家 세 글자가 검게 박혀 있고, 그 아래 주황빛 노렌이 걸려 있다. 가게는 도로에서 계단을 네 칸 정도 올라가야 하는 반지하 아닌 반이층 구조다. 처음 오면 이 계단 앞에서 잠깐 헷갈린다. 문 옆에 붙은 안내판을 읽어야 줄을 어디에 서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나무 통판에 龍の家라고 새긴 간판과 주황색 노렌이 걸린 타츠노야 신주쿠점 입구, 계단을 올라가는 손님 두 명
계단 위 나무 간판. 오후 이른 시간인데도 앞사람 둘이 먼저 올라가고 있었다.

줄 서는 법부터 읽고 시작하자

계단 난간에 큼직한 안내판이 붙어 있다. 1번부터 4번은 계단 오른쪽 끝에 붙어 서고, 5번부터 10번은 인도 쪽으로 한 줄로 이어진다는 그림이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아래쪽 빨간 박스다. "줄을 선 뒤에 식권 구입을 안내드립니다" — 줄 서 있는 동안 미리 식권 사러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뜻이다. 나는 이걸 모르고 먼저 들어가려다 직원에게 손짓으로 제지당했다. 순서가 되면 직원이 불러준다.

인도를 막지 말고 옆 가게 출입구 앞에 서지 말라는 문구도 영어로 같이 적혀 있다. 소타키바시도리는 인도가 좁아서 열 명만 서도 통행이 걸린다. 벽에 붙어 서는 게 맞다.

계단 오른쪽에 1~4번, 인도에 5~10번 순서로 줄 서라는 그림이 그려진 일본어와 영어 안내판
번호까지 그려둔 줄 안내판. 식권은 줄 선 뒤에 사라는 게 핵심이다.

가게 앞 인도에 세워둔 A형 입간판이 사실상 메뉴 요약본이다. 위쪽 절반이 통째로 츠케멘 모츠(つけ麺もつ) 사진이고, 그 옆에 손글씨 종이가 하나 붙어 있다. "라멘 타츠노야 도쿄 점포 한정 메뉴입니다." 구루메 본점에서는 안 판다는 뜻이다. 설명을 읽어보면 어분(魚粉)을 쓰지 않고 돈코츠 스프에 야키 간장(焦がし醤油)을 합쳐 츠케지루를 만들고, 거기에 불에 그을린 모츠를 넣는다고 적혀 있다. 면은 자가제면이고, 마무리(〆)는 와리가유 — 죽으로 마무리하라는 안내까지 간판에 있다. 아래쪽은 본가 메뉴인 돈코츠 코쿠미와 준미 두 종류.

가게 앞 검은색 A형 입간판. 위쪽에 つけ麺もつ 사진과 도쿄 점포 한정 메뉴라는 안내, 아래쪽에 돈코츠 코쿠미와 준미 라멘 사진
"도쿄 점포 한정 메뉴입니다"라는 손글씨가 붙은 입간판. 이걸 보고 츠케멘으로 마음을 굳혔다.

식권기 앞에서 3초 안에 정하는 법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 벽에 식권 자판기가 있다. 버튼이 빽빽해서 처음 보면 당황스러운데, 실제로 고민할 건 두 가지뿐이다. 라멘이냐 츠케멘이냐, 그리고 면 양.

내가 갔을 때 붙어 있던 가격은 이랬다. 돈코츠 코쿠미 850엔, 돈코츠 준미 800엔, 스파이스 돈코츠 950엔. 츠케멘 모츠는 면 양으로 세 단계라 小 200g 850엔, 並 250g 900엔, 大 350g 1,000엔. 차슈 다섯 장과 반숙 계란이 들어가는 스페셜은 각각 1,100엔·1,150엔·1,250엔. 카에다마(면 추가)는 150엔인데 라멘 전용이라고 못 박혀 있으니 츠케멘 시킬 사람은 처음부터 면 양을 넉넉히 잡는 게 낫다. 토핑은 반숙 계란 130엔, 파·멘마·목이버섯 각 110엔, 차슈 300엔. 모츠 추가 110엔은 츠케멘 전용이다. 병맥주 450엔, 콜라 220엔. 디저트 세트는 라멘이나 츠케멘에 230엔만 더하면 코코넛 푸딩이 붙는다(단품은 330엔). 가격은 바뀔 수 있으니 현장 확인을 권한다.

자판기 위쪽에 면 굳기 표가 따로 붙어 있다. 하리가네 - 바리카타 - 카타 - 후츠 - 야와 - 바리야와 순으로 왼쪽이 딱딱하다. 이건 라멘 주문할 때 묻는 거라 츠케멘은 해당 없다.

타츠노야 식권 자판기. 돈코츠 코쿠미 850엔, 준미 800엔, 츠케멘 모츠 소중대 가격과 토핑 버튼이 사진과 함께 배열되어 있다
식권기. 위쪽 검은 판에 면 굳기 여섯 단계가 적혀 있다. 카에다마 150엔은 라멘 전용.

자리는 카운터 위주다. 앉으면 주방이 통째로 보인다. 龍の家 로고가 박힌 검은 티셔츠를 입은 직원 둘이 화구 앞에서 움직이는데, 웍에서 김이 계속 올라온다. 카운터 위에 밥솥 세 대, 파 그릇, 소스통이 늘어서 있고 손이 닿는 자리에 후추와 마늘, 계란 다레 통이 놓여 있다. 좁고 뜨겁고 부산한, 정직한 라멘집 주방이다.

카운터 너머로 보이는 개방형 주방. 龍の家 로고가 박힌 검은 티셔츠를 입은 직원 두 명이 김이 오르는 화구 앞에서 일하고 있다
카운터에 앉으면 주방이 그대로 보인다. 오른쪽 선반의 빨간 그릇이 준미용, 검은 그릇이 코쿠미용.

이 이상의 츠케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면 접시가 먼저 나왔다. 회색 도기 접시에 면을 한 덩이로 감아 올리고, 그 위에 큼직한 김 한 장을 세워 꽂았다. 왼쪽에 멘마, 반숙 계란 한 알을 반으로 갈라 두 쪽, 가운데에 차슈 네 장, 오른쪽 하얀 렌게에는 잘게 썬 파를 소복하게 담아뒀다. 계란 노른자가 젤리처럼 반쯤 굳은 상태로 빛을 받고 있었다. 이 접시만 봐도 대충 만든 집이 아니라는 게 보인다.

회색 도기 접시에 담긴 츠케멘. 면 위에 큰 김 한 장, 왼쪽에 멘마와 반으로 자른 반숙 계란 두 쪽, 가운데 차슈 네 장, 오른쪽 흰 렌게에 다진 파
츠케멘 모츠 스페셜의 면 접시. 반숙 계란은 반으로 갈라 두 쪽으로 나온다.

츠케지루가 따라 나오는데,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놀랐다. 흔한 갈색 어개계 츠케지루가 아니다. 표면이 뿌옇게 걸쭉하고 검은 알갱이가 잔뜩 떠 있다. 야키 간장을 태워 넣은 흔적이다. 그 사이로 노랗게 그을린 모츠 조각이 몇 개 떠 있다. 냄새를 먼저 맡아보면 돈코츠 특유의 눅진한 향 위에 탄 간장의 쌉쌀한 향이 얹혀 있다. 한 숟갈 떠먹으면 짜다. 그런데 이게 츠케지루라 짠 게 맞다. 면을 담가 먹으라고 만든 농도다.

검은 도기 그릇에 담긴 츠케멘 츠케지루. 뿌옇고 걸쭉한 국물 위에 태운 간장 알갱이가 검게 떠 있고 그을린 모츠 조각이 보인다
츠케지루. 검은 점들이 태운 간장이고, 노란 덩어리가 불에 그을린 모츠다.

면은 가늘고 곧다. 후쿠오카 계열 가게답게 굵은 츠케멘 면이 아니라 라멘 면에 가까운 굵기인데, 자가제면이라 그런지 씹으면 밀 향이 확 올라온다.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면 뚝뚝 끊기지 않고 탄력 있게 딸려 온다. 표면에 물기가 남아 있어서 츠케지루가 과하게 묻지 않는 것도 계산된 느낌이었다.

젓가락으로 들어올린 가늘고 곧은 츠케멘 면. 아래로 면 접시와 김, 차슈가 보인다
굵은 면이 아니라 가는 면이다. 밀 향이 진하다.

담가서 건져 올리면 면 표면에 그 걸쭉한 국물이 고르게 붙는다. 검은 간장 알갱이가 면에 점점이 묻어 올라오는 게 보인다. 입에 넣는 순간 탄 간장의 쓴맛이 먼저 스치고, 뒤이어 돈코츠 지방의 단맛이 올라오고, 마지막에 모츠 씹는 식감이 남는다. 어분을 안 썼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때 알았다. 생선 가루가 들어간 츠케멘 특유의 비릿한 뒷맛이 아예 없다. 대신 그 자리를 탄내가 채운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먹어본 츠케멘 중에 이 이상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동만큼 굵은 면에 어개돈코츠를 끼얹는 유행이 오래갔는데, 여긴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가는 면, 태운 간장, 모츠. 세 가지로 승부를 본다. 신주쿠에서 츠케멘을 딱 한 그릇만 먹어야 한다면 여기다.

츠케지루 그릇에서 젓가락으로 건져 올린 면. 면에 걸쭉한 국물과 검은 간장 알갱이가 묻어 있고 그릇 안에 모츠와 파가 보인다
담갔다 건지면 이런 상태. 국물이 면에 붙어서 올라온다.

차슈는 삼겹 부위를 두툼하게 썰어 겉만 살짝 구웠다. 지방층이 반투명하게 익어서 젓가락으로 들면 살짝 늘어질 정도로 부드럽다. 츠케지루에 담갔다 먹으면 지방이 국물에 녹아서 뒤로 갈수록 국물이 더 진해진다. 아쉬웠던 점을 하나 꼽자면 이 차슈가 뜨겁지 않다는 것. 상온에 가까운 온도로 나와서 지방의 향이 덜 살아난다. 국물에 30초쯤 담가뒀다가 먹으면 훨씬 낫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두툼한 삼겹살 차슈 한 장. 지방층이 반투명하게 익어 있고 아래로 면과 국물 그릇이 보인다
차슈는 겉만 구운 삼겹. 국물에 잠깐 담갔다 먹는 걸 추천한다.

마무리는 죽으로 — 그리고 위치

입간판에도 적혀 있듯 이 집 츠케멘의 마지막은 와리가유(割り粥)다. 면을 다 먹고 남은 츠케지루에 죽을 풀어 넣어 마시는 방식인데, 직원에게 말하면 안내해준다. 국물이 워낙 짜기 때문에 이걸 안 하면 츠케지루를 절반 넘게 버리게 된다. 처음 오는 사람이 제일 많이 놓치는 부분이 이거다. 식권기에 따로 버튼이 안 보여도 일단 직원에게 물어보길.

위치는 신주쿠역 서쪽 출구에서 오타키바시도리를 따라 북쪽으로 걸어가면 나온다. 역에서 걸어서 대략 8~10분. 이 길 자체가 신주쿠 라멘 격전지라 좌우로 라멘집 간판이 계속 나오는데, 타츠노야는 계단 위에 있고 나무 간판이 커서 놓치기 어렵다. 건물 옆에 8F 카라오케, 7F 국제 어쩌고 식으로 층별 안내판이 붙은 잡거빌딩이 붙어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먹고 나와서 계단을 내려오니 뒤로 줄이 여섯 명쯤 늘어 있었다. 저녁 피크에는 이보다 훨씬 길 거다. 시간을 어긋나게 잡을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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