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지하 2층 고기덮밥집, 정열의 스타메시 돈돈에서 640엔짜리 저녁을 먹었다
도쿄 신주쿠에서 저녁 먹을 곳을 못 정하고 큰길을 두 번 왕복했다. 배는 고픈데 줄 선 라멘집은 들어갈 엄두가 안 났고, 그러다 눈에 걸린 게 건물 옆구리에 세로로 붙은 이 간판이다. 붉은 바탕에 情熱の すためし どんどん. 고기덮밥 사진 위에 노른자가 통째로 올라가 있고, 그 아래엔 차슈와 반숙 계란 사진이 또 붙어 있다…
도쿄 · 스타메시 돈돈 신주쿠점
도쿄 신주쿠에서 저녁 먹을 곳을 못 정하고 큰길을 두 번 왕복했다. 배는 고픈데 줄 선 라멘집은 들어갈 엄두가 안 났고, 그러다 눈에 걸린 게 건물 옆구리에 세로로 붙은 이 간판이다. 붉은 바탕에 情熱の すためし どんどん. 고기덮밥 사진 위에 노른자가 통째로 올라가 있고, 그 아래엔 차슈와 반숙 계란 사진이 또 붙어 있다. 전구가 줄줄이 박힌 간판이라 어두워지면 더 잘 보인다.

간판은 위에 있는데 가게는 지하에 있다
여기서 처음 온 사람이 한 번 헷갈린다. 간판 맨 위칸은 2F ステーキ&ハンバーグ / ライス&スープ お替り自由!!라고 적힌 다른 집 광고다. 스타메시 돈돈은 2층이 아니라 지하다. 입구 기둥에 빨간 바탕으로 B1·B2라고 큼직하게 찍혀 있으니 그것만 보고 계단을 내려가면 된다. 입구 옆 라이트박스 메뉴판이 사실상 이 집 가격표 전부라, 나는 여기서 한참 서서 뭘 먹을지 정했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간판 메뉴인 すためし(스타메시)가 640엔부터, ねぎすためし와 チーズすためし가 750엔, BEEF STEAK×すためし가 990엔. 튀김덮밥 쪽은 情熱のとり南蛮丼 890엔, たれカツ丼(치킨카츠) 790엔, Wソースカツ丼(돈카츠) 850엔, 情熱の唐揚丼~新宿ROCK~ 850엔. 면류는 油そば 690엔, とんこつラーメン 720엔, 味玉チャーシュー麺 1,090엔. 도쿄 한복판 물가를 생각하면 700엔짜리 덮밥 한 그릇에 국까지 붙는 구조라 계산이 빠르다.
내가 찍은 위치는 신주쿠역 동쪽, 곡면 유리로 된 IDC OTSUKA 쇼룸 건물이 바로 길 건너에 보이는 자리다. 골목 안쪽이라 지도만 보고 오면 입구를 한 번 지나치기 쉬우니, 아래 좌표 근처에서 B1·B2 빨간 기둥을 찾는 편이 빠르다.
지하 홀 분위기와 태블릿 주문
계단을 내려가면 천장 배관이 그대로 드러난 낮은 홀이 나온다. 주방 앞은 ㄷ자 카운터, 벽 쪽은 4인 테이블. 검은 티셔츠 등판에 흰 붓글씨로 すためし라고 박은 직원들이 좁은 통로를 계속 지나다닌다. 내가 앉았을 때는 후드 입은 학생, 셔츠 차림의 회사원, 배낭 멘 여행자가 섞여 있었다. 기름 냄새와 튀김 소리가 홀 끝까지 넘어오고, 옆자리 대화가 그대로 들릴 만큼 시끄럽다. 혼자 밥 먹기에는 오히려 편한 종류의 소란이다.

주문은 자리에 놓인 태블릿으로 한다. 상단 탭이 Recommend combo / Stameshi / Bowl of rice·Curry / Ramen / Abura-soba / Side Menu 순으로 영어가 같이 붙어 있어서 일본어를 몰라도 막히지 않는다. Stameshi 탭을 누르면 사이즈별로 갈린다. 小 640엔, 中 740엔, 大 840엔. 네기스타메시는 小 750 / 中 850 / 大 950엔, 치즈스타메시도 같은 가격대, 비프스테이크 스타메시는 中 990엔. 화면 아래 안내가 재미있다. "누른 횟수가 곧 주문 수량"이라고 적혀 있어서, 헷갈려서 두 번 두드리면 두 그릇이 온다.

먼저 나온 건 계란 한 알
덮밥보다 먼저 작은 검은 종지가 왔다. 안에 계란 하나. 생계란이라기엔 흰자가 뽀얗게 굳었고 노른자는 아직 흐물흐물한, 온천란에 가까운 상태였다. 숟가락으로 건드리면 통째로 흔들린다. 이걸 언제 깨야 하나 잠깐 고민했는데, 결론은 밥을 반쯤 먹고 남은 밥에 부어 비비는 쪽이 낫다. 처음부터 올리면 튀김옷이 다 젖는다.

토리난반동과 타레카츠동, 두 그릇 비교
둘이 가서 다른 걸 시켰다. 하나는 튀긴 닭에 갈색 소스와 마요네즈를 격자로 뿌린 덮밥. 메뉴판의 情熱のとり南蛮丼(890엔)이다. 밥 위에 채 썬 양배추를 깔고 그 위에 닭튀김을 얹은 다음 소스와 마요를 지그재그로 짜서 덮었다. 미소시루가 같이 나온다. 사진으로 보면 얌전한데 실제로는 그릇 지름을 꽉 채운다.

맛은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정확하다. 소스는 달고 짜고, 마요는 기름지다. 튀김옷 부스러기가 굵게 붙어 있어서 첫입은 바삭한데, 소스가 스며든 부분은 금방 눅눅해진다. 그러니 젓가락으로 들어 올렸을 때 아직 바삭한 조각부터 먹는 게 이득이다. 이 집 튀김은 예쁘게 튀긴 게 아니라 우악스럽게 튀긴 쪽에 가깝다.

다른 하나는 소스를 끼얹은 카츠동 쪽. 마요 없이 튀김옷 그대로에 진한 타레만 발라 나오고, 위에 쪽파를 수북이 얹었다. 이쪽이 훨씬 담백하다. 색이 진해서 짤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소스가 겉에만 발려 있어서, 마요를 덮은 앞의 덮밥보다 끝까지 물리지 않고 먹혔다.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이쪽이다.

한 조각 잘라 들어보면 속살이 하얗다. 돼지고기가 아니라 닭가슴살에 가까운 결이었고, 두께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튀김옷과 살 사이가 뜨지 않고 붙어 있어서 씹을 때 겉바속촉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게 느껴졌다. 다만 뜨거울 때가 전부다. 사진 찍느라 2~3분 지체했더니 확실히 처졌다.

밥 양이 만만치 않다. 나는 튀김을 다 먹고도 밥이 남아서 마지막엔 밥알에 소스를 긁어 비볐다. 남긴 게 아쉬워서 찍어둔 사진이 이거다. 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사이즈를 한 단계 낮춰 잡아도 배가 부르다. 스타메시 기준으로 小(640엔)와 中(740엔)의 차이는 100엔인데, 체감 차이는 그보다 크다.

아부라소바와 세트 조합
가게 앞 나무 프레임 입간판에는 고기덮밥과 함께 油そば(아부라소바)를 걸어놨다. 국물 없는 면에 차슈, 미즈나, 김채, 멘마를 올린 사진이다. 이 집을 고기덮밥집으로만 알고 들어가면 면 메뉴를 통째로 지나치게 되는데, 입구 메뉴판 기준 아부라소바가 690엔으로 덮밥보다 싸다.

홀 벽에는 세트 포스터가 두 장 붙어 있다. 満腹セット(만복 세트)라는 이름으로 면과 미니 스타메시를 묶어 파는 구성이다. 아부라소바+미니 스타메시가 990엔부터, 돈코츠라멘+미니 스타메시가 1,020엔, 탄탄멘이나 니쿠소바 조합이 1,090엔, 아지타마 차슈멘 조합이 1,390엔. 대성(大盛) 마제소바 계열 세트는 1,190엔 선이다. 면과 밥을 둘 다 먹고 싶으면 단품 두 개보다 이쪽이 낫다.

다음에 가는 사람에게
- 간판은 건물 위쪽에 크게 걸려 있지만 가게는 지하(B1·B2)다. 2층 스테이크집과 헷갈리지 말 것.
- 태블릿 주문이고 영어 탭이 있다. 항목을 누른 횟수가 수량이니 두 번 누르지 말 것.
- 계란은 처음부터 붓지 말고 밥이 반쯤 남았을 때 넣는 편이 낫다.
- 소스+마요 조합보다 타레만 바른 카츠 쪽이 끝까지 덜 물린다.
- 밥 양이 넉넉하다. 스타메시는 中(740엔)만 해도 충분했다.
- 여기 적은 가격은 내가 방문했을 때 메뉴판·태블릿에 표시돼 있던 금액이다. 영업시간과 현재 가격은 현장 확인 권장.
맛으로 기억에 남는 집은 아니다. 밥때를 놓쳤고, 줄은 서기 싫고, 1,000엔 안쪽으로 배는 확실히 채우고 싶을 때 신주쿠에서 이만한 선택지가 흔치 않다는 쪽이다. 다음에 오면 아부라소바 세트를 시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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