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덴포잔 3층,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반나절 버틴 기록

가이유칸 수족관 보고 나오면 바로 옆 건물이 덴포잔 마켓플레이스다. 일본 오사카 항구 쪽, 지하철 주오선 오사카코역에서 걸어 나오면 관람차가 먼저 보이고 그 안쪽 건물 3층에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오사카가 있다. 아이 둘 데리고 오전에 수족관, 오후에 여기로 넘어가는 코스를 짰는데 결과적으로 여기서 더 오래 있었다.…

오사카 ·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오사카

가이유칸 수족관 보고 나오면 바로 옆 건물이 덴포잔 마켓플레이스다. 일본 오사카 항구 쪽, 지하철 주오선 오사카코역에서 걸어 나오면 관람차가 먼저 보이고 그 안쪽 건물 3층에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오사카가 있다. 아이 둘 데리고 오전에 수족관, 오후에 여기로 넘어가는 코스를 짰는데 결과적으로 여기서 더 오래 있었다. 들어갈 때는 "실내 레고 전시관이겠지" 했다가, 나올 때는 애들이 안 나가겠다고 버텨서 한 시간을 더 붙잡혔다.

애들 입장에서 보면 여긴 놀이동산이다

이게 핵심이다. 어른 눈에는 레고 전시관이지만 아이 눈높이에서는 레고 매장 + 키즈카페 + 미니 놀이동산을 한 층에 몰아넣은 곳이다. 탈 것이 있고, 뛰어놀 그물 구조물이 있고, 4D 상영관이 있고, 블록을 마음대로 만질 수 있는 조립대가 곳곳에 있다. 아이가 있다면 오사카 일정에 무조건 하루 반나절은 떼어놓고 오는 게 맞다. 반대로 말하면 아이 없이 어른만 오는 곳은 아니다(실제로 만 16세 이상만으로는 입장이 안 된다).

파란 마법사 모자가 달린 좌석이 원형으로 배치된 회전형 놀이기구, 가운데에 나무 통 모양 구조물과 마법사 레고 피겨가 있다
마법사 모자를 얹은 좌석이 빙 둘러선 회전 놀이기구. 오른쪽 안쪽에 파란 고깔모자 쓴 마법사 피겨가 서 있다.

이 회전 놀이기구가 아이들이 제일 여러 번 탄 것이다. 좌석에 앉아서 손잡이를 당기면 그 힘만큼 자기 자리가 위로 올라간다. 애들은 팔이 빠지도록 당겨야 겨우 꼭대기까지 가고, 힘 빠지면 스르르 내려온다. 놀이기구라기보다 운동기구에 가깝다. 한 바퀴 돌고 나온 둘째가 팔 아프다면서도 바로 다시 줄을 섰다.

빨간 회전 놀이기구 좌석에 아이 둘이 앉아 손잡이를 당기고 있고, 오른쪽 뒤로 LEGO RACERS BUILD & TEST 코너가 보인다
같은 기구를 뒤에서. 오른쪽 배너가 'LEGO RACERS BUILD & TEST', 직접 만든 차를 경사로에서 굴려보는 코너다.

레이서 빌드 앤 테스트는 대기줄도 없고 시간 제한도 없어서 오히려 여기서 시간을 제일 많이 잡아먹었다. 부품통에서 바퀴랑 차체를 골라 대충 조립하고 경사로에 올려서 굴린다. 옆 아이 차랑 동시에 굴려 누가 멀리 가나 보는 게 전부인데, 이 단순한 게 애들한테는 계속 다시 만들 이유가 된다. 부모는 그 옆 난간에 기대서 쉬면 된다.

아이 둘이 조종 콘솔 앞에 서서 레고 공장 내부가 그려진 대형 스크린을 보고 있는 모습
조종석처럼 생긴 콘솔 앞. 화면 속 레고 공장에는 작업복 입은 미니피겨 직원과 부품 상자가 가득하다.

조이스틱과 셀렉트 버튼이 달린 콘솔 앞에서 화면을 조작하는 코너. 줄이 짧아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첫째가 여기 붙어서 안 떨어졌다. 조명이 낮고 카펫이 깔려 있어 소리가 먹히는 구간이라, 애가 소리를 질러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4D 상영관 좌석에서 검은 3D 안경을 쓴 아이들이 앉아 있고 벽면에 닌자고 캐릭터 그림이 붙어 있다
4D 시네마 대기 중. 벽에 닌자고 캐릭터들이 붙어 있고, 3D 안경은 입구에서 나눠준다.

4D 시네마는 상영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들어가자마자 시간표부터 확인하는 게 낫다. 우리는 한 타임을 놓쳐서 20분 넘게 근처에서 시간을 때웠다. 상영 중에 물이 튀고 바람이 불고 의자가 흔들린다. 어린아이는 물 튀는 순간에 놀랄 수 있으니 옆에 앉아 있는 게 좋다. 러닝타임은 짧다.

레고 블록으로 만든 커다란 빨간 드래곤 조형물 옆에서 아이 둘이 포즈를 취하고 있고 뒤쪽에 그물로 된 실내 놀이 구조물이 보인다
붉은 드래곤 조형물. 뒤로 보이는 검은 그물 구조물이 아이들이 기어오르는 실내 놀이 구역이다.

드래곤 앞은 사진 찍는 줄이 계속 생긴다. 비늘 한 장 한 장이 블록이라 가까이서 보면 색이 빨강에서 주황, 노랑으로 넘어간다. 진짜 문제는 그 뒤쪽 그물 구조물이다. 신발 벗고 들어가서 층층이 기어오르는 구조인데, 한 번 들어가면 안 나온다. 여기가 사실상 키즈카페 구역이고, 부모들은 바깥 벤치에 앉아 대기한다. 양말은 꼭 챙겨 가라. 맨발이면 못 들어간다.

미니랜드 — 어른이 더 오래 서 있게 되는 곳

애들이 놀이기구에 붙어 있는 동안 내가 붙잡힌 구역은 미니랜드였다. 오사카 시내를 레고로 통째로 재현해 놨는데, 조명이 낮과 밤으로 몇 분마다 바뀐다. 밤 모드가 되면 건물 창문에 불이 들어오고 관람차가 색을 바꿔가며 돈다.

레고로 만든 대관람차가 노란색과 초록색 조명을 켠 채 서 있고 주변에 미니피겨 인파와 건물이 배치된 야간 모드 미니랜드
덴포잔 관람차를 옮겨놓은 모형. 세로로 잡고 찍었더니 사진이 옆으로 누웠는데, 조명 들어온 순간이 아까워 그대로 뒀다.

실제 관람차가 이 건물 바로 옆에 서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좀 웃긴 배치다. 밖에서 진짜를 보고 들어와서 안에서 축소판을 다시 본다.

레고로 만든 야구장 모형, 관중석에 수백 개의 미니피겨가 빼곡히 앉아 있고 조명탑에 불이 켜져 있다
야구장 모형. 1루 쪽은 노란 유니폼, 3루 쪽은 검은 유니폼으로 응원석 색까지 갈라놨다.

이 야구장 앞에서 제일 오래 서 있었다. 관중석 미니피겨를 한 명씩 보면 맥주 든 사람, 메가폰 든 사람,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이 다 다르다. 몇 명인지 세다가 포기했다. 그물 뒤 외야석까지 사람을 채워 넣은 건 좀 집요하다 싶었다.

가운데가 뚫린 문 모양의 고층 빌딩 레고 모형, 상층부 전망대에 조명이 들어와 있고 오른쪽 뒤로 조명 켜진 탑 모형이 보인다
우메다 스카이빌딩. 두 동을 잇는 공중정원 부분에 실제로 불이 들어온다. 오른쪽 멀리 통천각도 켜져 있다.
레고로 만든 오사카성 천수각 모형, 초록 기와 지붕과 하얀 벚나무, 뒤쪽에 파란 하늘 배경화가 있다
낮 모드로 바뀐 오사카성. 성벽 아래 벚나무는 흰 블록을 눈꽃처럼 꽂아 만들었다.

오사카성은 지붕 기와의 초록색 층이 다섯 단으로 정확히 올라가고, 성벽 돌쌓기도 회색 톤을 섞어 흉내 냈다. 왼쪽 끝에 오층탑과 로봇 모형이 같이 서 있는 건 실제 지리와 상관없이 재미로 넣은 배치 같았다.

오사카성 레고 모형 앞에서 아이 둘이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며 서 있는 모습
여기가 미니랜드에서 사진이 제일 잘 나오는 자리. 유리 반사 때문에 플래시는 끄는 게 낫다.
HITACHI 광고판이 붙은 통천각 레고 모형과 그 아래를 지나는 오렌지색 화물차, 자전거 탄 미니피겨들
통천각. 세로로 붙은 HITACHI 간판까지 살렸다. 아래 도로에는 자전거 탄 미니피겨 무리가 지나간다.

미니랜드 바닥에는 레일이 깔려 있어서 화물열차가 계속 돈다. 애들은 이 열차가 자기 앞을 지나갈 때까지 유리에 붙어서 기다린다. 서 있는 위치를 바꿔가며 30분은 그렇게 보냈다.

강과 고가도로, 고층 빌딩들이 배치된 넓은 레고 미니랜드 전경, 파란 배경 벽면과 천장 조명이 보인다
미니랜드 전체 크기가 대충 이 정도. 강 두 줄기와 고가도로가 도시를 갈라놓는다.
붉은 벽돌과 청록색 지붕의 서양식 공회당 레고 모형, 앞 도로에 횡단보도와 자전거 탄 미니피겨들이 있다
나카노시마 중앙공회당. 붉은 벽돌과 흰 기둥의 대비를 블록 색으로 그대로 옮겼다.
같은 공회당 모형을 세로 구도로 담은 사진, 뒤쪽으로 회색 고층 빌딩들과 고가 철로가 이어진다
한 걸음 물러서서. 건물 앞 인도에 미니피겨를 스무 명 넘게 세워 놨다.
아치형 유리 지붕을 덮은 대형 역사 레고 모형, 지붕 틈으로 아이가 안쪽을 들여다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노을 모드로 바뀐 역사 구역. 아치 지붕이 열려 있어 안쪽 플랫폼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조명이 주황빛으로 넘어가는 몇 분이 제일 예쁘다. 아이가 지붕 틈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안쪽 플랫폼을 구경하는 걸 그냥 뒀는데, 유리에 손자국은 좀 남았다.

유리장 안에 따로 모아둔 작품들

흰색 동체에 파란 꼬리날개를 가진 대형 레고 여객기 모형이 활주로 위에 놓여 있고 뒤로 바다 배경이 보인다
바다 위 공항에 세워둔 여객기. 동체 옆줄의 창문 하나까지 블록으로 찍어놨다.
유리 진열장 안에 놓인 흰색 대형 크루즈선 레고 모형, 붉은 굴뚝과 층층이 쌓인 객실 발코니가 보인다
'Queen Elizabeth'라고 적힌 크루즈선. 갑판 위 수영장과 데크 의자까지 만들어 넣었다.
노란 받침대 위 유리장 안에 갈색 레고 닭 모형이 서 있고 그 아래 복어와 흰동가리 등 작은 물고기 모형과 일본어 설명 카드가 놓여 있다
'名古屋コーチン(나고야 코친)' 닭. 설명 카드에 사용 블록 2,000개, 제작 기간 1개월이라고 적혀 있다.

이 진열장이 의외로 재미있었다. 마스터 모델 빌더가 만든 작품에 블록 수와 제작 기간을 적어놨는데, 옆에 있는 작은 복어와 흰동가리는 100개짜리에 제작 시간 1시간이다. 닭 한 마리에 2,000개, 물고기 한 마리에 100개. 이 숫자를 아이한테 읽어주니까 그때부터 다른 전시물 앞에서도 "이건 몇 개야?"를 계속 물었다. 옆 건물이 수족관이라 해양 생물 작품이 섞여 있는 듯했다.

가는 길과 실제로 도움이 된 것들

오사카 메트로 주오선 오사카코역에서 나와 바다 쪽으로 걸으면 5분 안쪽이다. 관람차가 보이는 방향으로만 가면 길을 잃을 일이 없다. 덴포잔 마켓플레이스 건물 3층이고, 가이유칸 수족관과는 광장 하나 사이다. 수족관과 묶어서 하루를 짜는 게 동선상 가장 효율적이다.

아쉬웠던 건 두 가지다. 하나는 규모다. 층 하나짜리 실내 시설이라 정통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기대하고 오면 작게 느껴진다. 다른 하나는 주말 오후의 밀도인데, 놀이기구 두 종류에 사람이 몰려서 대기가 길어졌다. 평일 오전이나 오후 늦게 들어가는 편이 훨씬 낫다.

그래도 여섯 살, 아홉 살을 데리고 다니는 입장에서 이만큼 안전하게 몇 시간을 태울 수 있는 실내 공간은 흔치 않다. 비 오는 날 오사카에서 아이 데리고 갈 곳을 찾는다면 여기가 답에 가깝다. 나올 때 애들 손에 미니피겨가 하나씩 들려 있던 건 예상된 지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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