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오모이데요코초 뒷골목 숯불집, 조네츠 호루몬(情熱ホルモン)에서 곱창 구운 밤
도쿄 신주쿠역 서쪽, 오모이데요코초(思い出横丁)라고 부르는 좁은 골목에 들어서면 사람 둘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야 할 만큼 길이 좁다. 머리 위로 단풍잎이 그려진 붉은 초롱이 낮게 걸려 있고, 왼쪽 가게 벽에는 파란 손글씨 간판으로 「生ビール 冷えてます(생맥주 차갑게 있습니다)」가 붙어 있었다. 저녁 무렵이라 흰 셔츠 차…
도쿄 · 조네츠 호루몬
도쿄 신주쿠역 서쪽, 오모이데요코초(思い出横丁)라고 부르는 좁은 골목에 들어서면 사람 둘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야 할 만큼 길이 좁다. 머리 위로 단풍잎이 그려진 붉은 초롱이 낮게 걸려 있고, 왼쪽 가게 벽에는 파란 손글씨 간판으로 「生ビール 冷えてます(생맥주 차갑게 있습니다)」가 붙어 있었다. 저녁 무렵이라 흰 셔츠 차림의 회사원들이 앞서 걸어가고, 검은 옷을 입은 가게 직원이 손님을 부르며 반대편에서 걸어 나온다. 기름 냄새와 숯 냄새가 골목 안쪽에 눌려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여 있다. 이 골목 초입에 있는 숯불 곱창집 조네츠 호루몬이 이날 저녁 목적지였다.

간판부터 가격이 다 적혀 있다
가게 앞에 서면 붉은 바탕에 전구가 촘촘히 박힌 간판이 먼저 보인다. 「新宿思い出横丁 酒場 情熱ホルモン」, 그 아래 영문으로 JONETSU HORUMON. 입구 왼쪽 검은 입간판에 이 집 대표 메뉴가 사진과 함께 나열돼 있는데, 검은 곱창인 黒ホル(구로호루) 390엔, 폐 부위인 フワ 190엔, リップ(입술살) 390엔, カルビ 690엔, ロース 690엔. 오른쪽 창문에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290엔, 신선 호루몬 190엔부터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표시된 가격은 전부 세금 별도(税別)라 계산서에는 조금 더 붙는다. 이 점을 모르고 들어가면 나올 때 살짝 계산이 어긋난다.

입구 유리문에는 결제 수단 스티커가 빽빽하다. PayPay, 알리페이, 위챗페이, VISA, 마스터, 유니온페이, T-POINT까지. 현금만 받는 골목 가게들 사이에서 이 집은 카드가 편하게 통한다. 「年齢確認実施中(연령 확인 실시 중)」 안내도 함께 붙어 있으니 어려 보이는 일행이 있으면 여권을 챙기는 편이 낫다. 저녁 시간대에는 문 앞에 나와 서 있는 손님이 늘 몇 명 있었다.

위치는 신주쿠역에서 걸어서 닿는 거리다. 골목 자체가 역 서쪽 선로 옆에 붙어 있어서, 역 서쪽 출구로 나와 큰길을 건너면 바로 골목 입구가 나온다. 지도 앱에 찍히는 위치는 다음과 같다.
메뉴판과 태블릿, 한국어가 된다
자리에 앉으면 붉은 테두리의 두꺼운 메뉴판을 준다. 표지에 소와 돼지 그림, 「炭火七輪 CHARCOAL-GRILLED / PORK BEEF / FRESH & TASTY!!」, 그리고 사이트 주소 www.j-horumon.com이 인쇄돼 있다. 아래쪽에 시치린 화로 위에 곱창이 가득 올라간 사진이 박혀 있는데, 실제로 나오는 화로가 딱 그 모양이었다.

주문은 테이블에 놓인 태블릿으로 한다. 첫 화면 오른쪽에 English, 中漢語, 한국어, 日本語 버튼이 있어서 한국어를 누르면 카테고리가 전부 한글로 바뀐다. 고기 / 호르몬 / 세트·추천·곱창 전골 / 야채·일품·김치·국물 / 비빔밥·국수·밥·디저트 / 음료. 하단에는 서비스 메뉴, 동일 주문, 주문 내용 확인 버튼까지 한글이다. 일본어 메뉴판 앞에서 한참 고민하는 시간이 사라진다.

술을 처음 주문하려고 하면 확인 화면이 하나 뜬다. 「20세 미만 손님, 차를 운전해서 돌아가는 손님께는 알코올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괜찮으십니까?」 동의합니다 / 동의하지 않습니다 두 버튼 중 하나를 눌러야 다음으로 넘어간다. 테이블 옆에는 야키다레와 폰즈다레 두 병, 소금통, 이쑤시개, 젓가락통이 정리돼 있고, 「めっちゃウマい!食べ方(엄청 맛있게 먹는 법)」이라는 안내지가 세워져 있다. 곱창 색이 투명하게 변하면 뒤집어서 10~20초, 그러면 완성이라고 적혀 있었다.

메뉴판 가격을 그대로 옮기면
호르몬 페이지가 이 집의 본체다. 부위마다 기름진 정도(こってり度)와 씹는 맛(はごたえ度)이 별처럼 표시돼 있어 고르기 쉽다. 눈에 들어온 가격만 옮기면 이렇다.
- フワ(허파) · シロ(소창) · 上かわ 각 190엔
- ぼんじり · 닭 하라미 · ハツ(염통) · 야키센마이 각 290엔
- 黒ホル(구로호루) · ハナハナ · ギアラ · タンもと · リップ · 야키레바 각 390엔
- ハチノス(벌집양) · コリコリ · 돈토로 · ウルテ · ツラミ 각 490엔
- マルチョウ · シマチョウ 각 590엔, 上ミノ 690엔
- 야키니쿠 쪽: 우시오탄 790엔, 두툼한 규탄 990엔, 로스 · 하라미 · 카루비 각 690엔, 아부리카루비 490엔, 나카오치카루비 890엔

여럿이 왔고 고르기 귀찮다면 모둠 페이지로 넘어가면 된다. 호르몬 인기 모둠 1,790엔, 명물 구로호루와 아카미 충실 세트 1,990엔, 버라이어티 세트 2,890엔, 아카미 올스타 3,490엔, 12종이 나오는 패밀리 세트 4,990엔. 같은 페이지에 사쿠라 육회 890엔, 극 백센마이 490엔, 김치 3종 모둠 490엔도 있다.

화로에 불이 들어오고
주문을 넣으면 시치린 화로가 먼저 온다. 둥근 화로 안에 숯이 세 덩이쯤 누워 있고, 겉면은 하얗게 재가 앉았는데 틈 사이로 주황색 불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 위에 은색 석쇠가 얹힌다. 얼굴을 가까이 대면 마른 열기가 훅 올라온다. 가스불과는 온도의 결이 다르다. 테이블 위 공기가 몇 도쯤 올라가서, 여름에 가면 셔츠가 금방 축축해진다.

이 집 명물이라는 구로호루가 검은 접시에 담겨 나왔다. 흑모와규 소창을 쓴다고 메뉴에 적혀 있다. 큼직한 덩어리들이 반투명한 분홍빛에 하얀 지방이 섞여 있고, 위에 참깨가 뿌려져 있다. 대나무 잎 위에 부위명을 적은 나무 표찰이 꽂혀 나오니 여러 종류를 시켜도 헷갈리지 않는다. 생것 상태에서 윤기가 도는 정도만 봐도 손질 상태가 짐작이 갔다.

양념을 얹은 접시도 하나 왔다. 같은 곱창인데 붉은 다레가 골고루 발려 있어서 접시 바닥에 기름과 양념이 얇게 고인다. 이쪽은 굽다가 불이 붙기 쉬우니 숯 바로 위를 피해서 가장자리에 놓는 편이 낫다. 첫 판에 이걸 한가운데 올렸다가 연기가 훅 올라와 눈이 매웠다.

석쇠에 올리면 곱창이 소리를 낸다기보다 조용히 오그라든다. 안내지에 적힌 대로 표면이 투명해질 때까지 두었다가 뒤집었다. 지방이 떨어지면서 숯이 잠깐 붉게 살아난다. 익은 조각을 입에 넣으니 겉은 살짝 바삭하고 안에서 기름이 터진다. 씹는 맛은 질기지 않았다. 소금 간이 세지 않아서 폰즈 쪽에 찍어 먹는 편이 더 나았다.

붉은 살 쪽도 시켰다. 검은 사각 접시에 와규 표찰이 꽂힌 채로, 마블링이 촘촘한 조각과 지방이 두툼하게 붙은 조각이 섞여 나왔다. 굵은 후추가 눈에 보일 만큼 뿌려져 있다. 곱창만 계속 먹으면 물리는데, 이 접시가 중간에 들어와 흐름을 끊어준다.

붉은 살은 곱창보다 훨씬 빨리 익는다. 얇게 썰려 나오기 때문에 한쪽 면이 색이 변하는 순간 뒤집고, 바로 걷어내야 한다. 잠깐 이야기하다가 한 조각을 태워 먹었다. 아사히 생맥주 한 잔이 옆에 서 있는데, 잔이 크지 않아서 두 잔은 금방 비운다.

밥과 마무리 메뉴
중간에 밥을 시켰다. 자잘한 점이 박힌 투박한 사기 그릇에 흰밥이 봉긋하게 담겨 나온다. 소(小) 250엔, 중(中) 290엔, 대(大) 330엔. 사진 속 그릇은 중간 크기였고, 성인 한 명이 곁들이기에 적당했다. 양념 곱창을 밥 위에 올려 먹으면 기름이 밥에 배어서 맛이 확 달라진다.

밥·면 페이지에는 비빔밥 490엔, 국밥(クッパ) 490엔, 육개장국밥 690엔, 우골백탕 미니라멘 490엔, 모리오카 냉면 590엔, 찌개 냉면 590엔이 있다. 국물류는 미역국 290엔부터 육개장국 590엔까지. 디저트는 유자 셔벗 190엔, 초코바닐라 아이스 220엔, 파이노미 마운틴 390엔 같은 편의점 감성의 구성이라 기대는 접어도 된다. 배가 남았다면 마지막에 모리오카 냉면 쪽을 권하고 싶다. 숯불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차가운 국물 생각이 간절해진다.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
- 표시 가격은 전부 세금 별도다. 계산할 때 붙는다고 생각하고 예산을 잡는 편이 편하다.
- 화로가 숯불이라 옷에 냄새가 진하게 밴다. 다음 날 입을 옷으로는 가지 말 것.
- 테이블 태블릿에서 한국어를 지원하니 일본어를 못해도 주문에 막히지 않는다.
- 양념 바뀐 부위(매콤한 아카다레, 네기시오다레)는 100엔 추가다. 같은 부위를 두 접시 시킬 거라면 하나는 양념을 바꿔보는 편이 덜 물린다.
- 골목이 좁고 저녁 시간대에는 대기가 생긴다. 영업시간과 마지막 주문 시각은 문 앞에 붙어 있으니 현장 확인을 권한다.
- 연령 확인을 실시한다고 문에 붙어 있다. 신분증을 챙기면 실랑이가 없다.
골목을 빠져나오니 셔츠에서 숯 냄새가 났다. 한 접시 190엔에서 시작하는 가격표를 보고 들어갔는데, 곱창 몇 접시에 와규 한 접시, 밥과 맥주까지 붙이니 결국 신주쿠다운 금액이 나왔다. 그래도 화로 앞에서 집게를 들고 부위 이름을 하나씩 확인하며 굽던 시간은 값을 따지기가 애매하다. 다음에 오면 上ミノ 690엔부터 시작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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