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껫 카론 Anona Beachfront 리조트 1층, 카라힐 아노나(Karahill Anona)에서 자정까지 버틴 하루

푸껫 카론 쪽에서 사흘째. 낮에 롱테일 보트를 타고 엉덩이가 두 번 뜨는 파도를 맞은 뒤라 허리가 뻐근했다. 태국 마사지는 골목마다 있고 300밧짜리 간판도 흔하지만, 이번엔 숙소인 Anona Beachfront Phuket Resort 건물 1층에 붙어 있는 카라힐 아노나로 갔다. 이유는 단순하다. 오일 마사지를 받고…

푸껫 · Karahill Anona

푸껫 카론 쪽에서 사흘째. 낮에 롱테일 보트를 타고 엉덩이가 두 번 뜨는 파도를 맞은 뒤라 허리가 뻐근했다. 태국 마사지는 골목마다 있고 300밧짜리 간판도 흔하지만, 이번엔 숙소인 Anona Beachfront Phuket Resort 건물 1층에 붙어 있는 카라힐 아노나로 갔다. 이유는 단순하다. 오일 마사지를 받고 나면 머리가 기름져서 어디 들를 마음이 안 생기는데, 여기는 방까지 걸어서 1분이다.

밤 열 시가 넘어도 불이 켜져 있는 집

처음 찾아간 시간이 밤 열 시 반쯤이었다. 리조트 안쪽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조명 받은 흰 건물에 금색 필기체로 karahill Anona라고 붙어 있고, 그 앞에 조화 벚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조화인 게 가까이 가면 바로 보이지만, 검은 물이 담긴 잉어 연못에 분홍색이 비쳐서 사진은 예쁘게 나온다. 유리문에 붙은 안내는 OPEN DAILY 10:00–24:00. 태국 마사지샵 대부분이 밤 열한 시면 문을 닫는데 여기는 자정까지라, 저녁 먹고 술 한 잔 마신 뒤에 와도 늦지 않는다.

밤에 조명이 켜진 흰 건물 앞 조화 벚나무와 잉어 연못, 금색 karahill Anona 간판과 WELCOME OPEN DAILY 10:00-24:00 안내가 붙은 유리문
밤 열 시 반의 입구. 벚나무는 조화지만 연못 물에 비친 색이 그럴듯하다.

가격표를 먼저 읽고 들어가라

입구 옆 흰 스탠드에 초록색 가격표가 올려져 있다. 이걸 안 보고 들어가면 안에서 메뉴판 넘기며 계산기 두드리게 되니 밖에서 먼저 정리하는 게 낫다. 내가 본 날 적혀 있던 숫자는 이랬다.

카론 대로변 로컬 샵보다는 확실히 비싸다. 길가에서는 타이 마사지 60분 300~400밧도 있으니까. 대신 여긴 리조트 부속이라 실내가 넓고 에어컨이 세고 침구가 깨끗하다. 값 차이는 그 셋에 대한 값이라고 보면 된다. 카드 결제 스티커(VISA, K-Bank)도 유리문에 붙어 있어서 현금이 떨어져도 된다. 다만 가격은 시즌마다 바뀌니 스탠드 숫자를 직접 확인하시길.

유리문 앞 흰 스탠드에 놓인 초록색 마사지 가격표와 조화 장식, 뒤로 karahill Anona 금색 간판과 WELCOME 안내가 보이는 낮 풍경
입구 스탠드의 가격표. 초록 바탕에 60/90/120분 단위로 적혀 있다.

위치는 리조트 안쪽, 헤매지 않는 표시

리조트 통로를 걷다 보면 벽에 금색 대문자로 MASSAGE라고 붙은 구간이 나온다. 그 아래 창문에는 실내 홍보 영상이 도는 TV가 걸려 있고, 옆에 마사지 사진 배너가 세워져 있다. 바닥은 흑백 패턴 타일이라 이 구간만 분위기가 다르다. 이 표시만 찾으면 입구를 지나칠 일이 없다.

흰 벽에 금색 대문자 MASSAGE 사인, 그 아래 창문에 걸린 카라힐 스파 홍보 영상이 나오는 TV와 마사지 사진 배너, 흑백 패턴 타일 바닥
금색 MASSAGE 사인과 홍보 영상이 도는 창문. 이게 입구 표지판 역할을 한다.

1층 발 마사지 라운지

문을 열면 크림색 가죽 리클라이너가 마주 보게 여섯 대 정도 놓인 라운지다. 초록 야자잎 쿠션에 남색 오토만, 그 위에 수건을 장미처럼 말아 올려 뒀다. 천장 카세트 에어컨이 정면으로 돌아서 앉자마자 팔에 소름이 돋았다. 여기가 이 집의 실질적인 강점인데, 발 마사지는 굳이 룸에 들어가지 않고 이 소파에서 받는다. 커튼으로 반쯤 가려지긴 하지만 일행과 나란히 앉아 잡담하면서 받을 수 있다. 조용히 자고 싶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단점이다. 옆자리 손님 통화 소리가 그대로 들렸다.

크림색 가죽 리클라이너 여러 대와 초록 야자잎 쿠션, 남색 오토만 위에 장미 모양으로 말아둔 수건이 놓인 발 마사지 라운지 실내
발 마사지용 라운지. 오토만마다 수건을 장미 모양으로 올려둔다.

오일 마사지 룸과 침대 상태

오일 마사지는 안쪽 룸으로 들어간다. 아치형 간접 조명이 벽에 노랗게 들어와 있고, 한쪽 벽은 전면 거울, 다른 쪽은 반투명 유리 슬라이딩 문이다. 침대에는 짙은 카키색 스트라이프 시트가 씌워져 있고 머리 쪽에 갈아입을 수건 바지가 개켜져 있다. 시트에 접힌 자국이 선명해서 방금 새로 깐 것이 눈에 보였다. 다만 매트가 꽤 단단하다. 푹신한 침대에서 받는 오일 마사지를 기대하면 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등을 누를 때 힘이 바닥으로 안 빠지니 압은 오히려 잘 먹혔다.

아치형 노란 간접 조명이 들어온 마사지 룸, 카키색 스트라이프 시트를 씌운 침대 위에 말아둔 수건과 조화 잎, 옆에 전면 거울과 반투명 유리 슬라이딩 문
오일 마사지 룸. 매트는 단단한 편이고 시트는 새로 깔려 있었다.

단체로 오면 커튼으로 나눈 다인실 쪽으로 배정된다. 흰 리넨 커튼을 젖히면 초록 매트를 씌운 침대가 일렬로 네 개 놓여 있고 침대마다 수건과 옷이 같은 모양으로 놓여 있다. 커튼이 얇아서 옆 침대 실루엣이 비친다. 가족끼리 나란히 받을 때는 이쪽이 편하고, 혼자 조용히 받고 싶으면 예약할 때 개인 룸을 요청하는 편이 낫다.

흰 리넨 커튼을 젖힌 사이로 보이는 초록 매트 침대 네 개가 일렬로 놓인 다인 마사지실, 침대마다 접힌 수건이 놓여 있고 천장에 에어컨이 있다
커튼으로 나눈 다인실. 커튼이 얇아 옆 침대 실루엣이 비친다.

오일은 직접 골라서 냄새를 맡아본다

카운터에 갈색 스포이드 병 다섯 개가 줄지어 있다. 코코넛, 라이스 밀크, 로즈, 재스민, 라벤더. 옆에는 같은 향의 스크럽 통이 놓여 있고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게 해준다. 나는 라벤더를 골랐는데 향이 꽤 진했다. 다음에는 코코넛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재스민은 손등에 찍어 보니 달아서 저녁에는 부담스러울 듯했다. 뒤쪽 벽에 붙은 HEALTH REMINDER 안내에는 임신 중이거나 지병이 있으면 시작 전에 알려달라고 적혀 있다. 허리 디스크나 고혈압이 있으면 이 종이가 그냥 형식이 아니니 꼭 말하고 시작하시길. 그 옆에 와이파이 이름과 비밀번호도 붙어 있고, 2단 트레이의 밀크 캔디는 마사지 끝나고 한 알씩 집어가는 것이다.

나무 트레이에 놓인 coconut, Rice milk, Rose, Jasmine, Lavender 라벨의 갈색 오일 병 다섯 개와 같은 향의 스크럽 통, 뒤로 밀크 캔디를 담은 2단 트레이와 HEALTH REMINDER 안내문
오일 다섯 종과 같은 향의 스크럽. 뒤쪽 트레이의 캔디는 끝나고 집어가는 것.

구석에 있는 나무 사우나 두 칸

실내를 둘러보다 예상 못 한 걸 발견했다. 소나무로 짠 사우나 부스가 두 칸 서 있다. 문에 작은 유리창이 나 있고 한쪽에는 온도 표시가 되는 디지털 컨트롤러가 붙어 있다. 크기로 보면 한 칸에 두세 명 앉는 정도. 이날은 작동시키지 않았고 가격표에도 사우나 항목이 따로 없어서 어떤 코스에 포함되는지, 별도 요금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스크럽이나 바디 코스와 묶어서 쓰는 것 같은데 이건 현장에서 물어보는 게 정확하다. 바닷바람에 몸이 식은 날 여기 10분 앉았다 나오면 좋을 텐데 싶어서 다음에 오면 물어보려고 적어뒀다.

실내 한쪽에 나란히 설치된 소나무 사우나 부스 두 칸, 작은 유리창이 달린 문과 디지털 온도 컨트롤러가 보인다
실내 구석의 나무 사우나 두 칸. 이용 조건은 현장 확인 권장.

다녀와서 정리한 것들

숙소 1층에 마사지샵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오일 바른 몸으로 툭툭을 잡을 필요가 없고, 끝나고 샤워하러 올라가는 데 엘리베이터 한 번이면 된다. 카론에서 이 리조트에 묵는다면 굳이 밖으로 나가 가격 비교를 할 이유를 못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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